일자리 10.7% ↑ 조선업 이직자·청년 고용 적극지원
SOC 올해보다 8.2%↓ “새사업 대신 기존사업 마무리”
교육·지방행정 대폭증가…국방, 위기 반영해 4% 증가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2017년 예산안 및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유일호 부총리,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주형환 산업부 장관, 이영 교육부 차관. 연합뉴스

내년 예산안은 복지·고용·교육 예산을 대폭 늘리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일자리 중심의 국정 기조를 차질없이 뒷받침하고 SOC 예산의 내실을 기함으로써 선심성 예산 낭비를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중장기적으로 사회분야는 맞춤형 복지와 일자리에, 경제 분야는 지출 효율화와 미래성장동력에, 안보·안전분야는 핵심 전력 강화와 안전 인프라 구축에 투자가 확대된다.

 

◇구조조정 업종·청년고용 지원

정부가 30일 발표한 2017년 예산안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은 130조원으로 올해(123조4000억원)보다 5.3%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연평균 증가율인 4.6%보다 0.7%포인트 더 높다. 2020년까지 남은 4년여 기간 중 내년에 상대적으로 예산 증가 폭이 크다는 뜻이다.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 증가는 상당 부분 일자리 예산의 증가로 인한 것이다.

내년 일자리 예산은 17조5000억원으로 올해(15조8000억원)보다 10.7% 증가했다. 정부는 재정을 동원해 조선업 이직자·청년 등 고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 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3조3000억원(6.1%) 늘어난 56조4000억원에 달한다. 교육 분야 예산 증가율도 중장기 계획상 연평균 증가율(4.5%)을 크게 웃돌았다. 교육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보다 4조7000억원(11.4%) 늘어난 것에 큰 영향을 받았다.

지방교부세가 12.5% 증가하면서 일반·지방행정 예산도 7.4% 늘어난 6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6.9% 늘어난 7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넘어섰다. 농림·수산·식품은 올해보다 0.6% 증가한 19조5000억원이었으며 공공질서·안전 예산은 3.1% 늘어난 18조원을 기록했다.

◇R&D 1.8% 증가…SOC 8% 삭감

내년 SOC 예산은 21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8.2% 줄었다. SOC 예산은 지난해 ‘2016년 예산안’에서 6.0% 감액된 데 이어 올해는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지난달 추가경정예산 계획에서 SOC 예산은 아예 배제된 바 있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새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마무리하고 안전시설 중심으로 바꿔가면서 SOC 예산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라며 “정치적인 것보다는 사업의 합리성 위주로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문 예산 감소로 외교·통일 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1.5% 줄어든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통일부문 예산은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관련 예산, 남북협력기금 사업 중 물리적으로 진행이 불가능한 사업 등의 예산이 삭감되면서 약 2천억원 감소했다.

국방 분야는 최근 남북관계 위기 상황을 반영해 4% 증가한 40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 중장기 계획(3.6%)보다 0.4%P 높은 수준이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은 올해보다 2% 줄어든 15조9000억원이었다.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은 19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2020년까지 R&D 예산 증가율 목표를 연평균 1.5%로 잡고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창의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행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업 해외 진출·수출 다변화 지원

‘수출바우처 제도’가 내년에 신설돼 예산 1778억원이 투입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기업은 필요한 지원 사업과 컨설팅 등을 직접 고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수출지원 사업별로 일일이 응모해야 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해외지사 대행 서비스 예산은 올해 152억원에서 내년 36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중소기업 해외전시회 사업 예산도 올해 219억원에서 229억원으로 증가한다.

퇴직한 전문무역인력이 내수기업에 수출 컨설팅을 제공하는 사업 예산은 91억원으로 정해졌다. 올해 예산 규모인 46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확대된 셈이다. 글로벌 시장개척 전문기업이 수출유망기업을 발굴해 신시장 진출 전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신규 예산 규모는 120억원이다.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등 중소기업이 사업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에 500억원이 마련된다.

성공한 벤처기업의 역량을 활용해 기술창업자를 발굴하고 민간·정부가 집중하는 TIPS 프로그램 예산은 올해 560억원에서 내년 770억원으로 확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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