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개막한다. 오는 10월4일까지 5일간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대에서 21개국 78편의 산악영화가 상영된다. 앞으로 개막까지는 21일 남았다. 지난해 사전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오랜 준비를 해왔고 이번 영화제 예산만해도 20억원이나 되는 등 노력과 예산이 많이 투자된 행사다. 성공적 개막을 위한 시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6일 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추진위원회 최종보고회에서도 지역주민들 호응의 중요성이 많이 언급됐다. 추진위원인 이창세 퓨처필름 대표는 “상당한 역사를 가진 영화제에 가본 적이 있는데, 관객이 없어 썰렁한 분위기를 느꼈다”면서 “보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할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또 허철 영화감독도 “많은 영화인을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오도록 하는 게 중요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영화제도 축제다. 모든 축제가 그렇듯이 지역주민들의 호응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영화를 좋아하고 산을 좋아하는 외지인들의 참여도 있겠지만 울산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홍보도 강화하고 행사프로그램도 울산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울주군은 “주민이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영화제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걱정이다. 산악계의 전설로 꼽히는 라인홀트 매스너가 방문함으로써 주목도가 높아지긴 했으나 산에 관심 없는 일반 대중들을 흡수할 수 있는 인기배우들의 방문은 거의 없다. 산악사진 전시회와 공연, 플리마켓 등의 부대행사를 마련해 놓았으나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영화제가 열리는 장소도 울산의 중심가에서 거리가 먼 서쪽편 산기슭이므로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 21일이 남았다지만 추석연휴를 보내고 나면 사실상 금방 개막일이 닥친다. 그런데 아직 홈페이지에 상영시간표도 나와 있지 않다. 행사프로그램과 가이드도 준비중이라고 돼 있다.

산악영화제는 사실상 일반 영화제와는 달리 대중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축제로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밴프영화제가 그렇듯 산을 좋아하는 일부 마니아를 위한 행사로 적절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애초에 주최가 자치단체이고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자원화를 위해 기획됐기 때문에 산악인과 영화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호응을 얻는 축제로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영화제가 축제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추진위원들의 조언대로 시민참여를 위한 각별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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