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2017년 광역시 승격 20주년과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도시 브랜드 슬로건을 새로 제작하기로 했다. 현재 울산의 브랜드 슬로건은 ‘Ulsan for You’다. 2004년에 제정했다. 13년째 사용하고 있으나 슬로건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 적은 거의 없었다.

제정되자마자 김해시와 중복돼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고 2013년에는 한 매체에 의한 평가에서 전국 15위라는 낮은 평가를 얻기도 했다. 또 Ulsan이라는 고유명사가 먼저 등장함으로써 울산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오히려 당혹감을 줄 뿐 아니라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 때문에 그동안 개선의 필요성이 여러차례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렇다할 계기도 없었고 적절한 슬로건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차일피일 미루어진 감이 없지 않다. 늦었지만 개선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완료 시기는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울산시는 슬로건 개선 추진기간을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로 잡고 있다. 충분한 여론 수렴과 시민 공감 형성 기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동의할 뿐 아니라 시민정서와 대외인식에 대한 여론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 할 일이 적지 않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기왕에 하려면 광역시 승격 20주년과 ‘울산 방문의 해’인 2017년이 되기 전에 완성하도록 서둘러야 한다.

‘2017년 울산 방문의 해’는 도시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울 기회가 매우 많다. 사전 홍보는 물론이고 새로운 슬로건을 새긴 각종 기념품을 통해 도시 이미지를 재확인시킬 수 있는 효과를 그냥 놓쳐버릴 이유는 없다. 더구나 내년 6월 이후에 완성품을 내놓는다면 ‘울산방문의 해’ 중반에 브랜드 슬로건이 바뀜에 따른 행정력과 예산낭비의 우려도 있다. 홍보 기간까지 고려하면 빠를 수록 좋다.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은 1975년 만들어진 뉴욕의 ‘I♥NY’의 성공 때문이다. 당시 뉴욕이 처한 경제불황과 그로 인한 범죄율 증가로 인해 추락하던 도시이미지를 쇄신하는데 ‘I♥NY’이 기여한 공로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I love Newyork이라는 쉽고 간명한 의미와 함께 ‘I♥NY’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상징성이 뛰어난 디자인이 한몫을 더해 ‘I♥NY’이 새겨진 티셔츠와 머그컵 등은 세계적인 인기상품이 되기도 했다.

잘 만들어진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공동체 의식과 새로운 가치창출의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력 향상과 도시마케팅의 효과도 가져오는 것이다. 울산의 새 슬로건이 침체된 경기와 위축된 시민정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도록 ‘2017년 울산 방문의 해’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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