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대리운전…차량 세차·담배 심부름…
부하 직원 경찰인권센터에 제보
울산경찰청, 자체감사·징계요구

울산지역의 일부 간부 경찰들이 또다시 하급자에 대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욕설을 포함한 인격 모독은 물론 담배 심부름, 대리운전 시키기, 개인 선물 배달 등 사적인 심부름을 셀 수 없이 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울산경찰청은 자체 감찰을 벌인 뒤 본청에 해당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자신을 지역 경찰이라고 소개한 A씨는 최근 경찰인권센터 페이스북에 “상관들의 폭언과 욕설, 사적심부름 등 소위 ‘갑질’로 인해 불면증과 심각한 우울증을 얻었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울산지역 경찰인 것으로 확인됐다.

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부서장인 B계장(경감)은 A씨와 함께 근무한 1년 3개월 동안 최소 50차례 이상 담배 심부름을 시켰고, B계장 자신이 술을 마시는 날에는 A씨에게 사무실에 남아 있도록 한 뒤 2차로 장소를 옮길 때 일행들을 이동시켜주고 퇴근하도록 했다. 일과시간 중 B계장 아내의 기사 노릇을 하게 하는가 하면 명절 때 B계장의 지인들에게 선물 배달을 하도록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개인 차량 세차 및 타이어 정비 등도 부당하게 시켰다.

B계장의 지인인 C과장(경정) 역시 자신에게 욕설을 포함한 모욕적인 발언을 상습적으로 했고, 결국 B계장과 C과장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신경정신과를 찾았더니 우울증이 너무 심한 상태라는 결과를 받았다고 적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A씨가 소속된 경찰서와 울산지방경찰청은 자체 감찰 조사를 벌였고, B계장과 C과장은 일부에 대해서만 시인했다고 울산경찰청은 전했다. C과장은 이번 사안과 별개로 지역의 다른 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간부급인 경정의 경우 본청 차원에서 징계를 내리기 때문에 울산경찰청은 자체 감찰을 진행했고, 자료를 지난 6월께 본청으로 넘겼다. 이달 중으로 본청 차원에서 B경감과 C경정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B계장은 이에 대해 “약간 억울한 측면도 있다. 현재 감찰이 진행중이고 결과가 나오면 대응을 하겠다”고 해명했다.

울산에선 올해들어 한 간부 경찰이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1년여 동안 부하 직원에게 담배 사오기, 세차 등 개인 심부름을 시켜 논란이 됐고, 또다른 간부도 부하 직원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거나 식사 대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인사조치된 바 있다. 이왕수·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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