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9·12 지진이 경주에서 발발하긴 했으나 울산에도 그 타격이 크다. 울주군에 따르면 경주와 가까운 두서·상북·두동·범서·언양 등지에서 주택 666건 등 총 781건의 물적피해로 인해 15억원 가량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또 울산지역 93개 학교에서도 피해가 발생, 9억3000만원의 특별교부금을 받아 복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내와·외와마을 주택 11곳은 사용이 불가능해 주민 16명이 경로당이나 친인척 집으로 피신했고, 출입제한이 내려진 사회복지시설 내와동산의 노인 37명은 다른 요양기관으로 이송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도 컸지만 지진발생지역이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인한 장기적 피해가 더욱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주지역에서도 여진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가속되는 것과 더불어 관광객 감소로 인한 경제 불황에 대한 하소연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당장에 가을철을 맞아 증가추세에 있던 단체관광과 수학여행의 예약 취소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경주시와 불국사숙박협회에 따르면 수학여행 예약 학교 가운데 90%인 300여개 학교 4만5000여명이 해약을 요청, 피해액이 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9월12일 5.1과 5.8 규모의 지진에 이어 지금까지 430여회나 계속되고 있는 여진으로 인해 경주를 찾으려는 발길이 끊어지다시피 한 것이다. 경북도지사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무원들이 전국 16개 시도를 찾아다니며 경주관광에 문제가 없음을 홍보하고 시도교육청과 기업도 찾아가 수학여행과 세미나를 요청하는 등 특별마케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도 관광객 감소가 남의 일이 아니다. 다른 지역민들에게는 경주와 울산은 비슷하게 불안한 도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휴가철에 박근혜 대통령이 십리대숲과 대왕암을 다녀가면서 이제 막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매우 크다. 특히 진앙지인 경주 내남면과 가까운 봉계불고기단지는 지난 주말 80여명의 단체예약이 취소되는 등 손님이 뚝 끊어졌다. 상인들은 “손님이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30여년만에 처음”이라고도 한다.

외지 관광객들의 방문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오는 30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또 전국적인 행사인 대한민국건축문화제도 다음달 13일 시작된다.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규모 행사가 지진으로 인해 텅텅 비는 일이 없도록 특단의 대책 강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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