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를 성공으로 이끈 것은 무엇보다 6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친 준비였다고 할 수 있다. 산상음악회인 ‘울주오디세이’를 그 출발선으로 보면 7년에 걸친 준비가 있었던 셈이다. 사실상 산악영화는 대중적이라고 할 수 없는 장르다. 튀는 재미보다는 감동에 초점이 맞추어진 다큐멘터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계층의 다양화가 어렵고 상영장소도 산자락이므로 접근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행사기간에는 비까지 오락가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준비와 장기간의 홍보를 통해 오히려 이런 악조건이 독창성이라는 장점이 되고 있다. 세계 산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의 참석을 통한 스타마케팅도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어쩌면 울산에서 유일하게 관광형 축제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외지인들이 간간이 방문하는 문화행사가 있긴 하지만 자치단체가 주최하는 축제는 대부분 주민화합형에 머물러 있다. 울주산악영화제는 산자락에서 영화를 감상한다는 낭만과 산악영화라는 독창성을 더욱 탄탄하게 엮어나가면 진정성 있는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에 부족하지 않다. 울주군이 기대하는 것처럼 이탈리아 트론토산악영화제, 캐나다 밴프 산악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산악영화제로 이름을 얻으려면 외국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지고 외지 관광객들의 방문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
아울러 산악관광활성화가 영화제 개최의 목적이라는 사실도 유념해 기반시설 조성에도 속도를 더해야 할 것이다. 수년전부터 시작된 산악관광자원화 사업은 예상밖의 복병을 만나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카는 수십년째 제자리걸음이고 외지인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야영장의 확대도 난관에 부딪혀 있다. 인접 관광자원인 언양읍성 복원이나 반구대 암각화 보존사업도 진척이 없다. 산악영화제가 울산관광산업의 기폭제가 되려면 관광인프라에 대한 새로운 점검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