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출범을 앞둔 울산문화재단의 대표이사를 뽑지 못했다. 울산시는 5일 임원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이사 11명과 감사 1명을 선정했으나 대표이사는 적임자가 없다며 선정하지 않았다. 재공고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표이사에는 3명이 응모했고 이사에는 29명이 응모했다. 그런데 대표이사는 아예 선정하지 못했고 이사도 12명을 뽑을 예정이었으나 11명만 선정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문화예술계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이날 선정된 이사 11명에 지역 예술인이 단 1명 뿐이라는 점에서 문화재단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예술인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이사 응모자와 선정결과를 놓고 세밀하게 살펴보면 탈락한 대부분의 사람이 지역예술인이기에 이같은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지역 예술인이 아닌 응모자들은 거의 대부분 선정됐다. 그렇다고 예술가들로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응모한 지역예술인들 가운데 적임자가 없었을 수도 있다. 다만 문화재단 이사의 업무가 넓은 의미에서 예술행정이라고 보면 지역예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예술계의 비중을 지나치게 적게 둔 것에 대한 울산시의 의도를 확실하게 밝혀야 하는 이유이다. 혹여 울산시의 문화재단 운영방향이 다른 지역과 달리 독특하다면 그에 대한 지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대표이사 선정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도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새출발하는 문화재단의 대표이사는 그 방향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므로 신중을 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울산시민들도 첫 대표이사가 그럴듯한 인물이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제시된 대우로는 재공모를 하더라도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현직 교수나 예술행정전공자 또는 언론인 출신이 많다. 현재 울산시가 제시한 대우로는 다른 지역과 비슷한 수준의 인물이 응모하기가 어렵다는 점에 미뤄 혹여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울산시의 답변과 대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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