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가협회가 주최하는 ‘2016 대한민국 건축문화제’가 울산에서 열린다. 13~17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 가면 ‘사회적 상상’을 주제로 한 우리나라 건축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산업도시로 급성장한 울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돼야 할지를 가늠해보는 의미 있는 전시와 세미나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내년 UIA(국제건축사연맹)서울세계건축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단편적이지만 세계 건축계의 동향도 소개된다. ‘건축문화’라는 이름마저 생소한 울산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건축문화제다. 성공적 개최를 위해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2005년 서울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건축문화제는 2008년부터 전국의 광역시와 서울에서 번갈아 열면서 건축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건축은 한 도시의 역사이자 문화이다. 곧 도시의 품격이다. 때문에 도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축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이번 건축문화제가 울산의 건축문화를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건축문화제에서는 주제기획전으로 ‘산업도시의 미래’를 보여준다. 1960년대 국가공업단지로 지정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산업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한 울산의 건축과 도시적 문제는 우리나라 전반적인 문제이며 세계적인 과제라는 시각에서 기획된 전시다.

이번 건축문화제위원장을 맡은 신재억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는 “산업도시로 성장한 울산이 문화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건축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미래 울산의 모습을 인문·녹색·압축이라는 키워드로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및 1962년 울산공업센터 지정 이후 현재까지 울산의 도시공간 변천과정을 보여주는 ‘울산의 기억전’과 주요현안 대상지에 대한 지역작가들의 건축적 제안을 담은 ‘울산의 미래전’은 지역사회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여겨 볼만하다. 같은 주제의 특별심포지엄도 열린다.

세계 최초 UIA공인 국제전시인 ‘올해의 건축가 100인 국제전’, 국제공모전으로 진행된 ‘대한민국 건축대전’을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의 철학과 현대건축의 세계적 흐름도 엿볼 수 있다. 건축을 떠나 살 수 없는 현실에서 울산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건축문화제를 통해 즐거운 ‘사회적 상상’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지진과 태풍 등 계속되는 자연재해 속에서 건축의 역할을 되짚어보며 울산을 새로운 도시로 업그레이드하는 시민적 역량을 키우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