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이 태풍 피해를 입고 고통에 빠져 있는 가운데서도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다. 침수된 가재도구와 상품들이 여전히 수없이 널부러져 있음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진심어린 도움과 그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이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는 벌써 연인원 5만5000여명을 넘었다. 군인들이 수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복구 작업을 돕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중학생들은 수학여행 대신 아예 수해현장의 쓰레기 수거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또 경기도에 살고 있는 한 농민이 같은 농민의 어려움을 도저히 그냥 보고 있을 수 없다며 직접 찾아와 성금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태화시장을 찾아 매일같이 수해복구를 하고 있는 군인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갈 때면 시장 상인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박수를 치며 감사를 표하는 장면은 코끝이 시큰해지는 감동을 전해준다.

성금 모금창구에도 전국민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모금에 들어간 결과 벌써 56억7000만원이 모였다. 대기업의 수십억원에서부터 일반 시민들의 수만원이 이르는 작은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14일 호소문을 내고 태풍 차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상가 등의 사유시설은 보상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리적 타격도 적지 않다. 최근 직장생활을 마무리한 한 은퇴자는 수해를 입기 바로 직전 퇴직금을 털어 새 점포를 얻어 개업을 했다가 수해를 입고 절망에 빠져있다고도 한다. 그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은 우리 모두의 따뜻한 손길 밖에 없다.

울산지역의 태풍피해액은 19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재산 피해 뿐아니라 3명의 사망이라는 엄청난 아픔과 145가구 331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주택 2968건, 차량 1670건, 도로 파손 618건 등 그밖에 피해도 많다. 전국민의 따뜻한 관심이 유일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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