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국내외 판매량과 영업이익률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울산경제에 매우 큰 불안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현대중공업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경제의 양대 축인 현대차마저 침체일로에 접어들면 울산경제의 추락은 끝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9월까지 국내외에서 562만1910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판매감소는 IMF금융위기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18년만의 역성장이다.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 813만대 달성도 어려울 전망이다.

영업이익률도 5년새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률의 내리막길은 2012년 이후 계속되는 현상이다. 2011년 10.3%에서 2012년 10.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는 6.6%를 나타냈다.

27일 발표예정인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은 2010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저조할 것이란 예상이다. HMC투자증권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5.3% 줄어든 1조1232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판매 저조의 원인은 신흥시장이 침체된데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도 일본차가 엔저를 무기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속도를 더해가던 중국 시장도 토종업체들의 성장으로 두자릿수였던 점유율이 올해 8.1%로 떨어졌다.

내수부진의 이유는 올 하반기 들어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종료된 것이 영향을 미치긴 했으나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의 영향도 크다. 회사측에 따르면 노조의 파업으로 3조원에 달하는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이같은 현대차의 침체는 울산지역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현대차 협력중소기업 12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동차 협력업체들의 가동률이 23.3%나 감소했다. 납품 차질 경험도 2016년 평균 5.8회로 2014년 2.2회, 2015년 2.6회에 비해 배이상 늘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지역 경제의 뿌리와 일자리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심각한 위기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나마 현대차 노사가 12일 밤 2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 오랜 파업을 끝내고 노사가 함께 위기극복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그런데 현장조직들의 분위기는 심상찮다. 1차 잠정합의안의 부결에 적극 나섰던 현장조직들은 또다시 부결운동에 들어갔다. 이는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로 스스로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대차의 위기 극복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회복은 노사화합 외에 기댈 데가 없다.

이번 합의안마저 부결된다면 사실상 현대차의 미래는 물론이고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차의 국내 생산비율이 30%대로 떨어진 상황이 아니던가. 현대차에 대한 신뢰도 추락과 판매감소의 원인이 귀족 노조의 계속되는 파업에 대한 불만이 품질 불안으로 이어진 때문이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