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고속도로를 벗어나 경부고속도로 경주방면으로 접어들면 도로폭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지난 13일 10명의 사망사고를 낸 지점이다. 경주 방면에서 울산으로 접어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위험에 대해서는 그동안 본보 뿐 아니라 많은 언론들이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고가 빈발해서 마(魔)의 고속도로라는 이름이 붙은 지 벌써 6년째다. 2010년 확장공사에 들어가면서 지금까지 이번 관광버스 화재 참사를 포함해 사망자가 발생한 대형사고만 44건이다. 무려 55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든 사고가 확장공사 탓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44건의 사고 가운데 18건이 방호벽을 들이받은 사고로 나타났다. 확장공사 자체가 사고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 지점을 달려본 운전자라면 누구나 언젠가 큰 사고가 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 중인 이 곳은 왕복 4차선이 모두 법정 기준 보다 10㎝씩 총 40㎝가 축소돼 있다. 도로공사가 중앙선과 갓길에 세워놓은 콘크리트형 방호벽 탓이다. 관련법은 중앙선 부근에 1m, 갓길쪽에 3m의 여유를 두도록 돼 있으나 19일 본보 취재기자가 현장을 다시 확인한 결과 상당구간이 30~50㎝에 불과했다고 한다. 대형버스나 트럭 등은 운전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주행로를 벗어나기 십상이다.

도로공사는 공사 중에는 법적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개선의 의지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도로공사는 무조건 운전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사고방지를 위해 시설 점검을 하는 한편 운전자의 주의와 서행을 요구하는 다양한 시설물도 설치해야 한다. 이 공사는 2018년 말 완공예정이다. 앞으로 2년여 더 불안에 떨어야 한다는 말이다. 2006년 확장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핑계로 수년을 방치했다가 겨우 2010년에야 공사를 시작해놓고는 그마저도 늑장공사다.

공사를 하루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다. 현재 공정은 55%이다. 앞으로 남은 2년만에 45%를 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다. 공기 단축은커녕 더 늦어질까 걱정이다. 사고 위험성을 감안해 예산을 집중 투자해서 최대한 공기를 앞당겨야 한다. 공기를 앞당긴다고 부실공사가 돼서는 안되겠지만 예산투입이 늦어서 공기가 늦춰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내년 예산은 1351억원이 반영돼 있다. 울산 뿐 아니라 경주와 양산, 부산 등 인근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예산확보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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