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시·발굴 지연 탓...현재 공정률 55%에 불과

사업비 600억 2017년 넘길 판

한국도로공사가 ‘관광버스 화재참사’로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언양~영천 고속도로 확장공사와 관련, 올해 2274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문화재 시·발굴이 지연되는 바람에 약 600억원의 공사비를 제때 집행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이월시켜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공기가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조기완공은커녕 이미 한차례 늦춰진 완공계획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11년 12월 5년 공기로 착공해 당초 올해 말 완공계획이었으나 경주지역 문화재 분포와 발굴 장기화로 공사기간이 연장돼 2018년 9월께로 완공일정이 늦춰졌다.

19일 한국도로공사 언양~영천 건설사업단에 따르면 총 55km 거리를 6개 구간에서 동시에 진행중인 이 사업(총사업비 8280억원)은 올해 사업비로 총 2274억원(국비 909억원, 도로공사 1365억원)을 확보해 놓고 있다. 그러나 연차사업으로 진행중인 경주일원 문화재 시·발굴작업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등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토목공사도 덩달아 속도를 내지못했다.

이 때문에 구간별 공기가 속속 지연돼 연말까지 2개월여 남은 현재 공정률이 55%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로선 아무리 공사에 속도를 내도 올해분 사업비를 모두 집행하지 못하고 600억원 정도를 내년으로 이월해야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기존도로를 확장하는 공사의 특성상 신설공사에 비해 물자와 인원을 충분히 투입해도 공사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도 공기가 지연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확보한 사업비를 모두 소진한다면 연말까지 공정률을 70% 안팎까지 끌어올릴수 있었으나 현재로선 60%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측은 내년 예산으로 총 1351억원을 반영해 놓고있어 최대한 공사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지만 기존도로에 붙여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고속도로 확장공사의 특성상 ‘절대 공기’라는 것이 있어 완공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전체구간의 60%이상이 문화재 발굴지역이고 통행로를 확보, 공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예산이 충분해도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며 “‘마의 도로’로 불리는 이 구간에서 사고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완공이 최선인 만큼 야간공사를 비롯해 최대한 공기를 앞당기겠다”고 전했다.

이 사업을 성사시킨 강길부(울산울주) 의원은 “지난 몇년간 공사예산은 넉넉히 확보했는데 문화재 시·발굴이 장기화돼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며 “공사안전도 중요한 만큼 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해 완공일정을 앞당기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추성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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