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공화국 열기 위해 전진”...연쇄 탈당 등 반향 촉각

▲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정계복귀 기자회견을 하며 2년간 강진생활을 엮은 저서 ‘강진일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정계복귀를 공식 발표하며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2014년 7·30 수원 보궐선거 패배 다음 날인 7월31일 정계 은퇴를 선언, 전남 강진에서 칩거생활을 한 지 2년2개월여만이다. 그는 정계복귀 발표 직후 더불어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모든 걸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이 일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겠다”며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적도 버리겠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게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 엔진을 달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권의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와 함께 민주당 탈당을 결행하면서 야권의 대선 판도가 출렁이는 동시에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대선을 앞둔 정계 개편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최근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당내 친손(친손학규)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비노(비노무현) 세력의 연쇄 탈당 등 원심력이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손 전 대표는 “강진살이 2년2개월간 매일 아침 일어나 툇마루에 나가 소가 멍에를 메고 물건을 가득 싣고 가는 형상인 가우도(전남 강진만의 섬으로 소멍에라는 뜻의 이름)를 바라봤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 빈 제 등에 짐을 얹어달라”고 국민들에 호소했다.

그는 “강진 만덕산 자락의 토담집에 머물면서 정치란 짐을 내려놓고 제 삶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 저술작업을 했던 곳으로, 다산의 눈과 저의 가슴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제 부족한 능력을 다해 겨우 완성한 작은 책 ‘나의 목민심서, 강진일기’를 송구한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는다”고 덧붙였다.

손 전 대표는 그러나 정계 은퇴 번복에 대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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