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출발부터 구린데 거듭나는 게 가능한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1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이 재계 동의로 이뤄졌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관련, “모금을 지시한 사람이 바로 박 대통령이라는 커밍아웃으로, 최순실게이트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게이트 진상규명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재계 동의로 돈을 거뒀다는 취지로 말씀하시지만, 돈을 낸 사람은 반강제적이었고, 손목을 비틀린 것이라 한다. 돈 받는 사람이 아니라 낸 사람이 어떤 심정으로 강탈당했느냐가 기준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재단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민심과 동떨어진 말씀까지 했는데, 출발부터 구린데 어떻게 창조가 가능하며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재단으로 거듭날 수 있느냐”며 “전경련도 해체되어야 하고 두 재단도 신속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K스포츠재단이 어려운 체육인재를 키우는 취지라고 했는데, 정작 정유라 양은 돈도 실력이라며 온 국민을 능멸하는 언사를 일삼았고, 승마협회 홈페이지에는 아버지가 대통령 측근이었다는 이력을 소개하고 있다”며 “정유라가 어려운 체육인재였느냐. 정유라를 키우기 위해 이용당했다는 세간 의혹에도 이런 말씀을 너무 평범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추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는 의혹을 넘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전경련·정부 동원 의혹부터 자금이 최씨 모녀 유령회사로 들어간 의혹, 승마지원 의혹, 최씨 딸 이화여대 학점 갈취 의혹 등 언론보도만 수십개다. 정황이 너무 구체적이라 지어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의혹이 지나친 인신공격이라면 왜 최순실 모녀는 딸 특혜 의혹 보도 다음 날 바로 휴학하고 독일 가서 안 돌아오는지, 많은 재벌·국가기관·이대까지 나서서 그 많은 권세를 최씨 딸에게 안겨줬는지, 전경련 해체 요구가 왜 빗발치는지…박 대통령은 최씨를 감싸고 돌수록 사태만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 ’트루먼쇼‘다”라며 “주인공이 본인의 삶을 산 게 아니라 기획된 제작으로 조종당하고 지배당한 세상을 살다 어느 날 탈출하면서부터 자기가 인생을 잘못 살았구나 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그는 “누구보다 권력 도덕성을 강조한 박 대통령 아닌가”라며 “이제 대통령이 해명과 국정홍보가 아니라 해명과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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