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은 울산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울산시가 9월23일부터 30일까지 20세 이상 시민 1641명을 대상으로 시민안전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 중 21.7%는 ‘매우 불안’하다고 답했다. ‘안전’(7.6%)하다거나 ‘매우 안전’(0.43%)하다는 응답은 8.03%에 그쳤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6.0%였다.

‘자연 재해가 없는 울산’이라는 인식이 근래들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전에 같은 설문조사가 진행된 바가 없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안전과 주민생활만족도가 어느 정도 비례한다고 본다면 특별한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울산시민들의 주민생활만족도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1위(리얼미터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를 차지했다. 그런데 경기침체가 계속된데다 지진과 태풍피해까지 겹치면서 9월30일~10월2일 조사에서는 주민생활만족도의 전국순위가 9위까지 하락했다. 만족도가 59.9%에 그쳤고 불만족이 33.0%에 이르렀다.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된다면 생활만족도와 정주의식의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

특히 이번 시민안전의식조사에서는 지난 9월12일 경험한 지진으로 인해 지진·해일에 대한 불안감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도가 가장 낮다고 생각되는 항목으로 자연재해에서는 83.5%가 지진·해일로 꼽았고 사회재난에서는 62.9%가 방사능과 유해화학물질사고로 꼽았다. 지난 5일 태풍 차바로 인한 수해가 울산 전역을 강타했음에도 수해에 대한 두려움 보다 지진이나 해일에 대한 우려, 그에 따른 원전과 석유화학단지의 사고에 대한 불안을 훨씬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은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도시임에 틀림없다. 산과 바다가 지척이고 도심 한가운데 강이 흐르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도농통합형 도시이므로 도시와 농어촌의 정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반면 위험성이 있는 시설인 원전 10여기가 지척에 있고 석유화학공단도 안고 있는 도시다. 지진이나 풍수해와 같은 자연재해가 이들 시설로 확대될 경우 대형사고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안전정책이 주민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따라서 울산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전의식조사를 시작한 것은 바람직하다.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안전정책을 수립하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안전의식 조사는 물론이고 안전을 시정의 중심에 두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은 그 무엇보다도 안전한 도시에서 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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