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의 대표적인 축제가 ‘울산마두희축제’다. 2001년 거리문화축제로 시작돼 2012년 울산의 전통 줄당기기인 마두희를 대표적 행사로 내세운데 이어 2014년부터 울산마두희축제로 이름을 바꾸어 올해 3번째 열릴 예정이었다. 애초에 지난 14~16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태풍 차바가 태화·우정시장 등 중구지역을 강타하면서 11월18~20일로 연기됐다. 축제성 행사 12개 가운데 종갓집체육대회 등 4개 사업은 취소하고 마두희 등 8개 사업은 연기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 27일 울산마두희축제추진위원회는 28일 회의를 열어 축제 취소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태풍 피해 복구는 거의 이루어졌지만 피해주민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다. 축제 취소가 피해주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취소해야 한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자연재해로 인해 전재산을 날려버린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축제 취소는 더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 주민여론 수렴이 중요하다. 축제 취소가 태풍 피해주민들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구지역의 태풍 피해주민은 주로 상인이다. 상인들에게 축제 등의 행사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축제는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소비를 촉진하기 마련이다. 태화·우정시장에서 일부 프로그램을 개최하도록 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고,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면 오히려 축제장소를 태화장으로 옮겨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도 있겠기에 하는 말이다. 마두희는 대동단결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것을 기본 정신으로 하는 전통놀이가 아니던가.

태화장은 태풍 이후 이미 두차례 장도 열렸다. 오는 18일까지는 또 4번의 장이 더 열릴 것이다. 점차적으로 태풍피해지역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손님이 줄어들 수도 있다. 앞서 한두번은 도움을 주고자 일부러 방문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관심이 떨어지면서 위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마두희축제가 아니더라도 이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상 서포터즈·공연팀 모집 등 축제준비도 꽤 진행돼 있다.

그렇다고 태풍피해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축제를 개최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태화·우정시장을 비롯한 피해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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