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과목은 결석 대체 인정자료 없어도 성적 부여 확인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논란 등과 관련해 교육부가 31일부터 이대를 특별감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8일 “이대의 체육특기자 전반에 관한 입시관리 실태와 체육특기자 출석 및 성적 관리에 구조적인 부실과 비리의 소지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요원 12명이 투입돼 다음 달 11일까지 2주일간 감사할 예정”이라면서 “감사 기간은 필요하면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서 이대로부터 정씨를 비롯한 체육특기자들의 학칙과 출결에 관한 자료를 받아 서면 조사를 해왔다.

그 결과 정유라 씨의 결석 대체 인정자료가 부실했고 일부 과목에서는 제출 자료가 없는데도 성적을 부여한 사실이 확인돼 이대가 부실하게 학사 관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뿐 아니라 다른 체육특기자들 역시 결석 대체와 성적 부여 관리가 부실했던 정황이 파악됐다.

정 씨는 2015년도 체육특기생으로 이대 체육과학부에 입학했다.

공교롭게도 이대는 2015학년도부터 체육특기생 대상 종목을 기존 11종목에서 23종목으로 늘리면서 승마를 대상 종목에 포함해 정 씨의 입학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입학 과정에서도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는 지시가 있었고, 실제 면접장에 정씨가 국가대표팀 단복을 입고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들고 왔다는 점, 원서마감일 이후에 획득한 금메달이 서류평가에 반영됐다는 점 등도 ‘특혜입학’ 의혹의 근거로 제시된다.

이대는 또 올해 1학기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학생이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하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이 역시 대회 출전이 잦아 출석이 어려운 정씨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의 시선이 짙다.

지난 계절학기 중국에서 이뤄진 의류학과 수업에서 사전 작품 제작보고서와 제작과정 포트폴리오 등을 내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받은 점 등도 감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에서 체육특기자의 부실 관리 실태가 드러날 경우 체육특기자 선발이 많은 대학을 대상으로 정기 조사를 하고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당초 11월 11일까지 서면 조사와 대면조사를 한 뒤 이대에 대한 감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씨의 고교 출결 현황 등에 대해 서울교육청이 감사에 나서고 최순실씨 국정개입 논란이 확대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서둘러 감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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