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이 사망한 관광버스 화재사고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경부고속도로 언양~영천구간의 확장공사 현장은 또다른 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관광버스 운전 기사가 과속을 하고 무리하게 끼어든 때문으로 드러났지만 안전운전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 구간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같은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이 공사 현장에 대한 단호한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찰은 31일 관광버스업체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이미 구속된 운전기사는 검찰로 넘겼다고 발표했다. 이 구간의 확장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소장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함으로써 일벌백계의 효과를 얻어야 하겠으나 문제는 이들에 대한 처벌에도 불구하고 모든 운전자를 위협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공사현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언양~영천 확장공사는 현재 공정률이 55%이다. 예정대로 마무리 된다면 2018년에 완공된다. 예정대로 완공될지도 의심스럽지만 앞으로 2년동안 더 불안감 속에 고속도로를 다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곳은 사고 방지를 위한 제한속도, 언양분기점 진입 등을 안내하는 표지판이나 노면표시가 사전에 신고한 내용보다 부실하게 돼 있다. 또 도로 공사장 교통관리지침상 중앙분리대와 차선 사이는 1.2m로 유지해야 하는데도 30㎝밖에 안 된다. 차로 너비도 최소 기준치인 3.5m에 못미치는 3.4m이다. 공사구간 갓길도 70㎝로 기준치인 1m에 크게 못 미친다.

표지판이나 노면표시 등을 당장에 수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조적으로 사고를 유발하고 있는 요인에 대해서도 곧바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예산 편성에도 관심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수많은 고속도로 확장 공사 가운데 하나로 여기며 늑장을 부리다가는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구간은 사고위험을 느끼지 않은 운전자가 없다고 할만큼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운전자들은 사고가 발생한 뒤로는 이 구간에 진입할 때마다 불안감이 더 증폭된다고 말한다. 공기단축을 위한 노력과 함께 공사 구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울산시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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