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만 해도 주민생활만족도가 전국에서 1위였던 울산이 어느새 13위로 곤두박질쳤다. 하위권이다. 원인은 경기침체와 자연재해로 꼽힌다. 부자도시라는 자부심과 천혜의 자연환경에 대한 자긍심으로 최근 몇년동안 주민들의 생활만족도가 급속도로 높아졌으나 올들어 그보다 더 급속도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4월에 5위로 뚝 떨어진 후 5월엔 6위, 6~7월엔 9위로 하락했다.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강도 높은 지진이 찾아온 탓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8월에는 다시 4위로 상승했다가 경주 지진의 여파가 심각해진 9월에 다시 9위로 뚝 떨어졌다. 계속되는 여진으로 불안감이 커져 있는 상황에 태풍 차바가 불어닥쳐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10월에는 주민생활만족도가 전에 없던 13위까지 추락했다.

지난 10월5일 울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는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주민들을 여전히 불안하게 하고 있다. 수백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폭우였다고는 하지만 수해피해의 원인이 자연환경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을 거스른 각종 난개발에 따른 ‘인재’이고 아직도 그 원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많은 비가 내리면 언제든 또다시 수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주민생활만족도 13위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지난 9월23~30일 울산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의식조사에서 시민들의 66%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지진·해일에 대한 불안이 83.5%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 때만 해도 태풍 차바가 덮치기 전이었으므로 지금은 여론이 더 악화됐다고 보면 대부분 시민들이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안전은 주민생활만족도와 인구 증가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도시 경쟁력에 있어 주민생활만족도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불안감이 고착화하면 해소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빠른 시일내 불안감의 근본적인 원인을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수해의 원인이 된 각종 시설에 대해 전문가의 정밀 점검이 필요하고, 그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과 공유하면서 납득할만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김기현 시장에 대한 지지도는 여전히 높다. 김 시장의 지지율은 1.0%포인트 하락한 60.5%이지만 전국 순위는 한단계 상승해 2위로 올라섰다. 김 시장이 시민들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전을 시정의 가장 중심에 두고 적극적인 자연재해 대책을 내놓는다면 주민생활만족도도 회복될 수 있다. 주민생활만족도가 더 이상 하락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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