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의아한 것은 울산시 남구의 캐릭터가 고래를 형상화한 ‘장생이’라는 사실이다. 장생이는 2013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디자인진흥원에 의뢰해 만든 것으로 울산에서 만들어진 다른 어떤 캐릭터보다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장생이가 등장해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지방세를 안내하는 책자 ‘장생이와 함께 하는 지방세 나들이’를 만들어 동주민센터, 대형 상가, 구청내 종합민원실, 인허가 부서 등을 통해 2000부나 배부했다. ‘장생이 행복공방 사업’도 추진 중이다. 노인과 경력단절여성들이 참여해 장생이를 테마로한 에코백, 찜질팩, 조명등, 티셔츠, 머그컵, 고무신 등 관광상품 10여가지를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다.
고래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 될 것이 뻔한 고래축제의 캐릭터를 굳이 새롭게 만들어 사용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최우수상 300만원, 우수상 200만원 등의 상금을 내건 공모를 통해 얻어지는 캐릭터 디자인이 지금 남구가 사용하고 있는 장생이보다 나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캐릭터를 만드는 작업은 오랜 경험과 높은 수준을 요구하므로 약간의 상금을 내건 공모를 통해 얻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래축제를 위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기 보다는 오히려 장생이를 응용해 축제에 적합한 디자인과 상품을 더 많이 개발할 필요가 있다. 지난 3년여동안 꾸준히 사용되면서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는 장생이를 활용하는 것이 ‘고래도시 남구’의 통일된 이미지를 확산시켜나가는 방안이기도 하다. 한 도시의 캐릭터가 통일성을 갖추게 되면 효과는 극대화된다.
정명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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