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예상치 못한 충격적 결과다. 우리나라는 그의 선거 공약을 고려할 때 외교·안보·무역 환경에 일대 충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한국을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가해자로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국 관계에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달라진 ‘트럼프의 미국’으로 초래되는 우리나라의 변화 가운데 경제 부문의 변화는 울산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울산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발표 4년을 맞은 2015년 대미수출액은 106억달러다. 2003년 이후 줄곧 최대 수출대상국이었던 중국(82억달러)을 12년만에 제쳤다. 울산에서 대미수출액은 FTA체결전 81억달러에서 2012년 98억달러, 2014년 120억달러로 증가해왔다. 2015년에는 전년에 비해 11.7% 감소했지만 순위로는 1위 수출국이 된 것이다. 2015년 대미 수입액은 20억달러다. 무역수지 흑자가 86억달러에 이른다.

대미수출의 효자종목은 역시나 자동차다. 한미FTA이후 4년 연속 역대최대실적을 경신해왔다. 올해부터 관세가 철폐돼 수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한미FTA를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 “재앙”이라며 재협상하겠다고 선언했다. 재협상을 통해 관세가 부활되면 자동차의 대미수출은 더 어려워질 것이 뻔하다. 특히 현대차가 미국의 고급차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제니시스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므로 울산의 대미수출 감소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의 주력산업인 석유제품의 대미수출액도 지난해 16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저유가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금액은 전년대비 27.2%나 줄었으나 물량은 오히려 23.4%나 증가했다. 그밖에 정밀화학과 석유화학제품의 미국수출 비중도 높다.

울산의 대미 수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한미FTA로 인한 가격 경쟁력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이 울산의 대미 수출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자국 이익만 중시하는 노골적 보호무역주의를 실행에 옮긴다면 울산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자동차·석유화학 등 모두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대기업의 대미 수출감소는 물론이고 울산 중소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부품업체들도 덩달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울산 경제계의 심각한 고민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다. 울산시와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재계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