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제조업 종사자수가 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종사자 수는 20만8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000명이 감소했다. 지난 5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도소매·음식숙박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등의 취업자는 1만5000명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이 산업구조다각화를 통해 서비스업이 확대된 결과라면 바람직한 현상이겠으나 실상은 그게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제조업의 불황에 따라 감원된 인력들이 도소매업 등으로 전직을 하고 있는 현상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일 뿐이다. 제조업 규모가 줄어들면서 유통서비스업이 그 자리를 메우고는 있으나 지속가능성한 성장은 아니라는 말이다.

울산은 베이비 부머의 비중도 매우 높은 도시다. 울산시가 10일 내놓은 ‘베이비부머 통계’에 따르면 전체인구의 14.8%인 17만4084명이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비율이며 전국 평균(14.3%)에 비하면 0.5%P나 높다. 이들 베이비부머들 가운데 대기업 종사자들은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경제활동을 계속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일자리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인 울산의 산업구조는 기존 제조업체에서 은퇴한 인력들의 재취업이 쉽지 않은 구조다. 우리나라 최고의 산업도시이면서도 중소기업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울산의 사업체 숫자를 보면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한다. 전국 평균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76.2%에 그친다. 전국 87.9%에 한참 못미치고 있다. 은퇴 근로자가 중소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낮은 것이다. 근래 몇년 사이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던 향토기업들도 사라지면서 중소기업 취약성이 고착화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울산이 산업도시로서 그 명맥을 이어가려면 중소기업의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은 4차산업혁명에 따른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4차산업혁명은 빠른 변화와 고도의 기술혁신, 다품종소량생산을 요구한다. 유연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적합하다는 말이다. 위기의 울산경제를 구하는 방안이 바로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울산경제진흥원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진출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기술개발이나 제품생산이 아니라 해외 바이어 발굴이라고 한다. 이는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극복이 가능한 대목이다. 중소기업 수출기업화에 울산시의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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