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 울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울산 중구. 중구 내약마을 주민들이 여전히 태풍의 막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정기관의 피해복구가 늦어지면서 생활불편은 물론 생계까지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죠. 

중구 성안동 내약마을에 사는 택배기사 박모(54)씨는 자신의 주택에 택배차량을 주차해 놓았다가 차바 내습시 약사천 범람으로 마을과 집을 연결하는 도로 양쪽이 끊겨 차량운행을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어렵게 구한 병원과 약국을 상대로 마약성 약품 등을 긴급배송 업무도 차량이 없어 결국 실직하고 말았습니다. 검사소까지 갈 방법이 없어 차량 검사도 받지 못했습니다. 치매기가 있는 노모와 함께 산길을 걸어 마을 아래까지 내려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형편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근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LPG를 이용해 조리를 하고 기름 보일러로 난방을 하는데 도로가 유실돼 배달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구청에 수차례 유실된 도로복구를 요구했지만 “기다려라”는 답변뿐입니다. 다급한 마음에 청와대 신문고에까지 도로를 복구해 달라고 요구해 놓고 있다고 합니다.

45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내약마을 주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이 농사로 생계를 잇는데 마을과 논밭을 연결하는 도로가 유실돼 농사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이죠.

구청이 매년 응급보수를 하지만 이 마을 도로는 큰 비가 내리면 유실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청도 돈이 많이 들어 완전 정비에는 난색을 표해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는게 주민들의 하소연입니다.

중구청 관계자는 “예비비가 편성돼 정상적으로 도로 복구작업이 진행되면 내년 2월께 공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빨리 마을 도로가 복구돼 주민들이 태풍의 악몽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구성·디자인 양다빈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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