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몇몇 농협은 로컬푸드매장을 통해 울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특별판매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원예농협이 7번째 로컬푸드직매장으로 문을 열었다. 울산지역의 로컬푸드직매에 있어서는 범서농협 하나로마트가 가장 앞선다. 2013년 9월 개장해 운영 4년차를 맞으면서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2014년 10억원의 매출에서 2015년 18억원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2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369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판매 품목도 220여개를 넘는다. 문을 연지 얼마 안된 신설 매장을 제외하고는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로컬푸드직매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우리 지역에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애초의 로컬푸드 운동은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믿을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점이 많다. 유통단계가 줄어들면서 농가에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들도 신선하고 저렴한 식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생산자가 공개됨에 따라 안전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음으로써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소포장 판매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큰 매력은 지역 유통산업의 부진으로 모든 농산물을 대도시의 유통시장을 통해 출하해야 했던 지역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판로가 제공됐다는 것이다.

아직은 로컬푸드활성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계절별 상품 다양화가 우선 과제다. 농산물 출하가 줄어드는 농한기 매장 운영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한다. 계절적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채소와 과일 외에 가공식품의 확대가 필요하다. 더 많은 숫자의 매장과 판매처 확대도 필요하다. 농협 뿐 아니라 백화점과 일반 마트 등으로 확산해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이는 농민이나 농협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농업인의 비중이 높은 울주군과 북구 등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대형유통점이 있는 중구와 남구의 자치단체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농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기도 하지만 지역주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한다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직매장이 아니라 학교 등의 단체급식에도 로컬푸드의 공급이 확산될 수 있도록 장려해 나가야 한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뿐아니라 이탈리아의 슬로 푸드(Slow Food), 네덜란드의 그린 케어팜(Green Care Farm),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등 세계적으로 본보기로 삼을 사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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