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진헌 동강병원 신경외과 전문의가 뇌출혈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혈관이 더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게 된다. 특히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겐 흔히 중풍이라 하는 뇌경색이나 뇌출혈도 잘 생기는 계절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응급실 내원 환자를 분석한 결과 12월에 뇌출혈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50대(23.2%)와 70대(22.1%)가 가장 높았으며, 대부분이 50대 이상(75.8%)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대 이하 환자(9.2%)도 상당수 발생하고 있어 젊은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뇌출혈·뇌경색이 대표적 질환
50대 이상 연령대서 주로 발생
흉터없는 스텐트 치료도 가능

◇뇌출혈

▲ 좌측 중대뇌 동맥에 뇌동맥류가 있고 출혈 부위도 미세하게 관찰된다.

뇌출혈의 종류는 다양하다.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분류하고, 비외상성 뇌출혈도 발생 기전에 따라 여러 상병으로 나뉜다.

그중에 가장 무서운 뇌출혈 중 하나가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 출혈이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를 싸고 있는 세 개의 막 중 지주막 아래에 생기는 출혈로 주로 뇌동맥류의 파열로 발생한다. 지주막하 출혈의 30일 생존율은 50%에 불과하며 생존자 중 절반 이상에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긴다.

하진헌 동강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과거에는 출혈부위를 막론하고 개두술을 통한 뇌동맥류 경부 결찰술을 시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뇌혈관 조영술을 통해 출혈부위를 정확히 평가하고, 뇌혈관 내 코일 색전술을 먼저 시도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면서 “최근 스텐트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백금 코일로 출혈부위를 안전하게 색전할 수 있게 됐다. 많은 환자들이 개두술 흉터 없이 출혈 전 상태로 회복돼 퇴원한다”고 밝혔다.

◇뇌경색

▲ 스텐트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백금 코일로 출혈부위를 안정적으로 색전할 수 있게 됐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편측 마비, 안면 마비,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한다.

뇌경색의 증상은 막힌 혈관이 뇌 조직의 어느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한다. 운동기능이나 감각기능 장애 외에도 실인증, 실어증, 시야장애 및 의식소실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모두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일부만 나타나기도 한다.

뇌경색에 동반되는 편측 마비, 안면 마비,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은 대개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전조증상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좋아지는 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전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과거 뇌경색 치료의 원칙은 가능한 빨리 응급실로 내원해 뇌혈관 폐색 부위를 확인하고, 정맥을 통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혈관을 재개통했다.

▲ 우측 중대뇌동맥 폐색에 의해 뇌경색이 발생했다.

그리고 뇌경색 부위가 광범위해 뇌압이 심하게 상승하면 두개골 절제를 통해 뇌압을 떨어 뜨리는 개두술을 시행했다.

그러나 혈관 내경이 굵은 경우의 폐색은 혈전용해제에 반응이 낮고, 예후가 좋지 않아 사망에 이르거나 혹은 심각한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최근 동맥 천자를 통해 물리적으로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가 보편화되고 있다.

하 전문의는 “혈전용해제 단독 투여 보다 동맥접근 혈전제거술을 시도하는 것이 치료 효과가 높다는 연구에 의해 이 치료가 보편화되고 있다. 물론 혈관 재개통에 따라 뇌경색부위에 혈종이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어 환자 선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많은 환자들이 스텐트를 이용한 혈전제거술을 통해 혈관을 재개통하고, 정상적으로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갔다. 뇌혈관 질환에 대해 너무 무서워 하기 보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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