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풀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던 강원지역도 뚫렸다. 한동안 소강상태이던 전남에서도 추가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울산을 포함한 영남권만 청정지역이다. 1일까지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닭·오리 등 가금류가 300만마리에 육박한다. 울산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AI확진을 받은 지역은 전남 해남(산란계)·무안(오리), 충북 음성·청주·진천(오리), 충남 아산(산란계)·천안(오리), 경기 양주·포천·이천(산란계)·안성(토종닭), 전북 김제(오리), 세종시(산란계) 등 5개 도(道), 13개 시·군이다. 농가 수로는 51개 농가다.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된 숫자를 합치면 82개 농가 245만7000여 마리에 이른다. 앞으로 8개 농장에서 46만6000마리를 추가로 살처분할 예정이다.

정부는 비상이다. AI가 방역망을 뚫고 영남권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으로 번지자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주재로 국민안전처,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부처 및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일 대책회의를 연다. 방역 협조체계 강화와 대국민 홍보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울산의 걱정은 차원이 다르다. 방역이나 지역간 협조체제를 통한 예방조차 불가능한 겨울 철새 때문이다. 떼까마귀를 비롯해 흰죽지새, 물닭, 청둥오리, 괭이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등 울산을 찾는 겨울철새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10만여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금류의 감염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울산은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돼 있다.

울산시는 철새가 많이 찾는 태화강과 동천강, 회야강, 선바위 등 4곳에서 550건의 철새 분변을 검사했다. 아직 감염된 철새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73곳의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예찰활동과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7곳에 AI방역대책본부를 만들어 24시간 운영 중이라고 한다. 인접 시군에서 AI가 발생하거나 농림부가 AI경계단계에서 심각단계로 올릴 경우 주요 길목에 이동검역초소를 설치해 AI유입을 차단하겠다고 한다.

AI유입은 사람이나 차량, 쥐 등이 AI바이러스를 묻혀 퍼뜨리는 ‘수평 전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울산은 영남권 인접지역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물류차량이 들어오는 공단도시로, 수평전파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태풍 차바로 심각한 재해를 겪은 울산시민들이 또다시 AI공포에 휩싸이는 일이 없도록 발빠른 검역 등 예찰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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