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사유는커녕 통보조차 않는 기업들…구직자 62% “탈락통보 못받아”

“○○○ 발표 났나요? 몇몇 분들 문자, 메일 오고 면접 일정까지 잡혔다는데 아직 홈페이지에선 확인이 불가능하네요. ○○○ 마케팅 직무 합격연락 오신 분 계신가요?”

한 포털사이트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취업준비생의 글이다.

아래로 댓글이 달린다.

“그러게요 저도 아직 연락도, 인터넷 조회도 불가하네요. ㅠㅠ”라며 글쓴이와 같은 입장인 지원자도 있지만 “개별 메일 및 연락왔습니다”, “저도 인성 검사하라고 연락왔습니다”, “△△ 직무도 연락왔습니다” 등의 글이 우르르 붙는다. ‘안타깝게도’ 윗글과 같은 날 작성된 글들이다.

2016 하반기 채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신입 공채를 진행한 많은 기업이 최종 면접 단계에 있거나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고 있다.

취업 문턱을 넘긴 이들에게는 환호의 계절이지만 합격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한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애를 태우고 있다.

서류, 인·적성 검사, 면접 등 각 전형을 지날 때마다 취업 커뮤니티에는 “합격자 발표 났느냐”며 그들끼리 묻고 답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정성스럽게 자기소개서를 써도, 식은땀을 흘리며 면접을 치러도 기업에서 답변조차 받지 못할 때가 많다고 그들은 전한다.

지난 상반기의 경우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탈락 경험이 있는 취준생 81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1.8%가 탈락통보를 받지 못했다.

이들은 ‘합격 통보가 없어서 탈락했겠거니 생각’하거나 ‘직접 연락을 취해 당락을 확인’하는 식으로 자신의 처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한 취준생은 “자신의 회사에 관심을 두고 힘들게 이력서를 써서 제출했는데 불합격 통보 메일이나 문자 하나 보내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냐”며 “어떤 회사는 취업 커뮤니티에서 2차 면접까지 진행한 것으로 확인했는데, 그제야 서류탈락 메일을 보낸다”고 토로했다.

그는 “메일이라도 보내준 걸 감사해야 하는지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탈락자에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례는 중소기업에서 흔하기는 하지만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는 대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업무가 가중되다 보니 계획대로 탈락자들까지 배려하기 어렵다고 해명하기도 한다.

반면 일부 기업은 지원자의 장단점을 포함해 탈락사유를 밝혀 호응을 얻고 있다. 간략하게나마 지원자의 장단점을 전달하는 것이 구직자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사람인 관계자는 4일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탈락자에게 그 사유까지 설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런 친절이 오히려 채용과정의 공정성을 보여주고 기업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며 “구직자로서도 피드백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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