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혁신도시는 298만㎡에 인구 2만여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서도 입지조건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공동주택의 분양 열기도 높았고 부동산 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상업지역은 건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입주는 마무리 단계다. 주택으로서 혁신도시의 장점은 각종 편의시설이 신도시 내에 자리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혁신도시의 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호반베르디움과 우정LH2단지는 혁신도시 내의 섬이 됐다. 이 두 아파트에서 보면 옥동~농소를 잇는 8차선도로가 혁신도시를 가로막고 있는 모양새다. 혁신도시의 중심상권을 이루는 종가로는 8차선 도로를 가로지르지 못하고 그 앞에서 끊어진다. 눈앞에 수많은 상가를 두고 차를 타고 1㎞ 이상을 둘러가야 하는 상황이다.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호반베르디움과 우정LH2단지는 883가구에 이른다. 혁신도시 내 공동주택은 5100여 가구다. 공동주택 가운데 17%가량인 이들 두 아파트만 유독 옥동~농소 도로로 인해 혁신도시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일 때만 해도 임시진입도로가 있었다. 그런데 공사 마무리와 함께 중앙선에 콘크리트 분리벽이 만들어져 버렸다. 북부순환로로 내려가서 다시 U턴해야만 음식점 등의 편의시설이 많은 근린생활시설 밀집지역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보로 이동하기도 만만찮다. 직선거리도 먼데다 8차선도로를 건너려면 육교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약자들에겐 매우 힘에 부치는 일이다.

주민들은 콘크리트 분리벽을 제거하고 도로를 횡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를 맡은 LH측은 설계대로 했기 때문에 국토부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답하고 있다. 애초에 옥동~농소 도로와 혁신도시의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누가 보더라도 뻔히 불편이 예상되는데도 8차선 도로가 혁신도시를 가로지르도록 한 것이다. 물론 아파트를 지을 때도, 분양할 때도 이 같은 상황은 예고돼 있었으므로 국토부에 전적으로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눈에 뻔히 보이는 불편을 두고 마냥 감수하라고만 해서도 안 된다. 주민들의 요구대로 2019년으로 예정된 도로개통 때까지는 콘크리트 분리벽을 제거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임시교차로를 만들어준 다음 차차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 두 아파트 주민 숫자만 해도 3000여명에 이른다.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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