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베르디움과 우정LH2단지는 883가구에 이른다. 혁신도시 내 공동주택은 5100여 가구다. 공동주택 가운데 17%가량인 이들 두 아파트만 유독 옥동~농소 도로로 인해 혁신도시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일 때만 해도 임시진입도로가 있었다. 그런데 공사 마무리와 함께 중앙선에 콘크리트 분리벽이 만들어져 버렸다. 북부순환로로 내려가서 다시 U턴해야만 음식점 등의 편의시설이 많은 근린생활시설 밀집지역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보로 이동하기도 만만찮다. 직선거리도 먼데다 8차선도로를 건너려면 육교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약자들에겐 매우 힘에 부치는 일이다.
주민들은 콘크리트 분리벽을 제거하고 도로를 횡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를 맡은 LH측은 설계대로 했기 때문에 국토부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답하고 있다. 애초에 옥동~농소 도로와 혁신도시의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누가 보더라도 뻔히 불편이 예상되는데도 8차선 도로가 혁신도시를 가로지르도록 한 것이다. 물론 아파트를 지을 때도, 분양할 때도 이 같은 상황은 예고돼 있었으므로 국토부에 전적으로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눈에 뻔히 보이는 불편을 두고 마냥 감수하라고만 해서도 안 된다. 주민들의 요구대로 2019년으로 예정된 도로개통 때까지는 콘크리트 분리벽을 제거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임시교차로를 만들어준 다음 차차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 두 아파트 주민 숫자만 해도 3000여명에 이른다.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정명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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