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기초의회가 하반기에 접어든지 6개월이 됐으나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하반기 의장선거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내홍이 편가름으로 고착화하면서 사실상 의회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하고 있다. 5개 구·군의회는 내년 예산심의 과정에서 예외없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편을 나누어 정파싸움을 벌이며 예산삭감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

12일 남구의원 7명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8일 본회의에서 박미라 의장의 회의 진행에 문제가 있었다”며 “의장을 불신임하고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회의 진행이 꼬투리가 되기는 했으나 문제의 발단은 의장선거 과정에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앞서 고래축제 예산을 두고도 의원들간의 편싸움이 있었다. 상임위에서 고래문화재단의 예산을 전액삭감하는 바람에 22년간 지속돼온 고래축제 개최가 어렵게 된 것을 예결위에서 부활시켜놓은 상태다. 하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상관없이 자리배분에 따라 7대7로 나누어진 의원들간의 감정싸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동구의회에서는 돌고래씨름단의 예산을 두고 편싸움이 전개됐다. 씨름 선수들의 재계약을 위한 예산 3억원을 지난 9일 정례회에서 삭감하는 바람에 선수 5명의 재계약이 불투명해지자 다른 의원은 선수단 운영이 구정에 부담이 된다며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 또한 지난 하반기 의장선거를 둘러싼 야당의원들간의 편가름 영향이다.

울주군의회도 두편으로 갈라져 예산을 두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군의회는 집행부가 요청한 산악영상문화센터 건립, 옹기공원누리길 조성, 방기·천상·덕신공원 조성 등 관광자원화 사업과 주민생활시설 등의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중구의회는 마두희 축제를 두고 일부 의원들이 예산을 삭감해 내년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하반기 의회 운영을 보면 단지 의장선거과정에서 비롯된 편가름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원들이 주민을 위한 올바른 의정활동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입신양명의 수단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생활정치를 표방해야 하는 기초의회가 이같은 꼴불견 정치를 계속하는 것은 주민들의 불신을 자초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워 포장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모를 리 없다. 진실성 없는 의정활동의 결과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하루빨리 생활자치, 주민자치라는 기초의회 본래의 취지를 되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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