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북구 신현동에 있는 군부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23명의 군인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전신 2도 화상의 중상을 입은 병사도 2명이나 됐다. 군부대에 따르면 28명의 병사가 부대 울타리공사를 하고 식사를 하러 본관으로 복귀하던 중 시가지 전투장 모형의 구조물을 지날 때 폭발이 발생했다.

근래 들어 울산에서 재해와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군부대 폭발사고까지 발생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사고발생 초기 정확한 사고원인이 발표되지 않고 군부대측이 쉬쉬하는 분위기를 나타냄으로써 군인들은 물론 일반시민들의 의구심이 증폭됐다. 사고 내용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브리핑으로 일반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사고수습의 하나이다.

군부대의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 해당 부대에 자식을 두고 있는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부상자 명단이 제때 공개되지 않아 아들·손자의 안부를 확인하느라 가족들이 부대를 찾아가는 등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부상이 심한 병사의 가족에게는 전화를 했다”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부상자는 물론이고 전체 병사의 가족들에게도 사고소식을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때 사고가 발생한 곳이 폭발물 보관시설이 아닌 곳이란 점에서 누군가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은 증폭됐다. 군은 사고발생 9시간여가 지나서야 “탄약관리병이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을 해체하고 그 안에 있던 많은 분량의 폭약을 폭발지점에 모아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폭약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점화원과 접촉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협조를 구해 정확한 폭발원인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쨌든 군은 부상자에 대한 최선의 치료와 함께 반드시 명확한 원인을 찾아 울산시민들 앞에 공개해야 한다. 시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진과 수해 등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심각한 재해에다 올한해 끊이지 않았던 석유화학공단의 폭발사고 등을 겪으면서 삶의 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울산시민들이 아니던가. 군부대라는 특수성을 앞세워 쉬쉬하며 넘어가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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