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가 밝았다. 어제와 변함없는 해가 떠올랐건만 우리는 ‘새로운 해’라는 이름을 붙인다. 어두웠던 기억을 깨끗이 지우고 찬란하게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뜨거운 희망이 차오르는 한 해의 시작이다. 지난 한해는 유난히 힘들었다. 전 국민이 한목소리로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절망했고 울산은 유래가 없는 수해와 지진으로 불안에 떨었다. 경기악화로 일자리를 잃었고 인구도 줄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 법. 오르막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 힘찬 한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본보가 울산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안전하고 행복한 인간 중심의 도시’(71.6%)를 희망했다. 경제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래산업을 육성하는 힘 있는 경제성장도시’(62.0%) 보다 인간을 중심에 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울산시민들의 생각이다.

부자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그러나 소득이 높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시대는 지났다. 안전과 건강이, 문화와 복지가 보장되는, 그래서 풍요롭고 아름다운 도시로의 변화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울산시가 광역시로 승격한지 20주년이다. 수직적 성장만을 추구할 수 없는 성년이다. 성년다운 다채로운 가치의 추구, 그로인한 폭 넓은 성장, 이것이 시대정신이다.

설문조사에서 울산시민들은 광역시 승격 후 비약적인 발전을 자랑하며 희망을 예고했다. 지난 20년 역사에서 시민들이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것은 ‘생태환경 조성’(42.4%)이다.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울산대공원이 조성되면서 삶의 질이 부쩍 높아졌다. 지방자치제도와 함께 기초단체인 5개 구군이 균형적으로 발전(29.4%)하고,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굴뚝만 있는 공업도시가 아니라 관광시설이 개발되고(27.2%) KTX고속철과 같은 대중교통이 확충(18.6%)되면서 자긍심도 되살아났다. 이같은 발전을 되짚어보면 울산의 미래도 결코 어둡지 않다.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울산이 아니던가. 저력의 울산시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면 못할 일이 없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본보와 가진 신년대담에서 “강진과 태풍에 대한 예방대책 수립을 위해 전년도보다 714억원이 증가한 1278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면서 “지진대응종합대책과 풍수해 저감 종합계획 수립, 울산국가산업단지 안전관리 마스터플랜 구축 등 안전도시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겠다”고 밝혔다. 안전 도시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안전이 없으면 울산의 미래도 없다.

뒷걸음질만 치던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자신감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역 기업 체감경기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0으로 나타났다. 전달(65)보다 5P 상승한 것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9월(53) 이후 3개월 연속 올랐다. 비제조업 12월 업황 BSI도 59로 전달(53)보다 6P 높아졌다. 새로운 도약을 향한 희망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2017년, 우리는 분명 희망을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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