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시장이 새해 울산시정과 관련해 3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시장이 연초에 한해의 시정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은 주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공무원들도 행정력의 방향을 잡는데 중요한 잣대가 되므로 구체성을 띨수록 그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김시장의 이날 간담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 행정력의 일사분란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선 6기 후반기로 들어선 김시장은 올해를 ‘도전과 희망의 한해’라고 진단했다. 울산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는 것을 ‘도전’으로, 지난 3년간 준비했던 일을 가시화해서 창조도시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희망’으로 제시했다.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올해 “전에 없는 긴장감을 갖고 시정을 수행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참관을 위한 출장은 그 긴장감의 시작이다. 새해 첫 출장에서 울산 산업의 미래를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난 3년간 경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김시장은 올해의 주력분야도 경제와 일자리를 꼽았다. 김시장은 울산이 빨리 찾아온 위기로 인해 극복의 저력이 길러졌다고 보고 “주력산업의 ICT 접목과 신산업육성, 투자유치와 수출 확대, 자영업 기반강화를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울산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 4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세우고 관광산업을 집중육성하겠다”고도 했다.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산업다각화라는 오랜 숙제가 올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김시장은 또 복합환승센터와 전시컨벤션센터, 시립미술관의 착공으로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 시설이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내려면 시설확충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제대로 된 운용이다. 때문에 착공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착공과 동시에 운용에 대한 구체적 계획 수립에 들어가야 한다.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김시장이 너무 낙관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대기업의 주력공장이 있는 울산은 노사관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노사관계와 경제·일자리를 별개로 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김시장은 “노사 모두 자율적 합리적 조정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성숙한 노사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시장의 분석과 기대가 원론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 탈울산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심각한 노사분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만큼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조정자 역할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노사문제가 경제위기 극복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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