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원자력발전소와 국가산업단지에 대한 안전관리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시민들은 원자력발전소와 석유화학공단을 끼고 있는 도시에 사는 주민으로서 언제나 불안감을 안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지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시민안전을 위한 대응책 마련은 한시가 급하다. 지진을 피할 수 있는 방도는 없지만 지진 발생에 따른 원자력발전소와 석유화학공단의 사고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은 확고하게 수립돼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큰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그에 따른 대응책이 마련돼 있는 안전한 도시에 살고 있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지방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일이다.

이런 상황에 울산시가 수년전부터 추진하던 국가산업단지 안전관리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용역에 들어간다고 한다. 울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석유화학단지를 끼고 있다. 전국 화학물질의 36%가 울산에서 취급되고 있다. 게다가 반경 30㎞내에 11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에 있다. 원자력발전소나 석유화학단지는 규모 6.5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별적으로 안전관리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는 한다. 하지만 지진으로 인한 해일이 닥치기라도 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들의 개별적 안전관리를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종합적인 안전관리 대책인 국가산업단지 안전관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이번 용역에서는 중장기적 관리목표와 비전 설정, 안전사고 등 기초 데이터를 통한 안전성 조사, 유틸리티 방재역량, 자연재해에 대비한 안전대책 마련 외에 국비 확보 방안도 도출한다. 무엇보다 일원화된 지휘계통 확립과 현장 지휘기능 강화, 소방장비·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기업들이 제각각 보유하고 있는 안전관리 대책을 울산시의 체계적 관리로 끌어냄으로써 단일 기업 뿐 아니라 공단과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시는 원전 안전도시 구현을 위한 종합계획에 대한 용역도 들어간다. 원전이 자체적으로 충분하게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고 해도 울산시민들의 안전관리대책은 매우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대피로와 대피소, 방사능 관련 장비 확보 등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시민들의 방재에 대한 인지도도 매우 낮다. 원전에 대한 무조건적 부정적 인식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원전을 끼고 있는 도시로서의 기본적인 경각심과 안전의식의 고취는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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