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오랜 세월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급속하게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변화는 태화강의 수질개선으로 시작됐다. 1987년 태화강하천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됐으나 수년간 큰 변화가 없다가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선언, 2005년 태화강마스터플랜 등을 본격 전개하면서 마침내 태화강은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1997년 48%에 불과했던 하수도 보급률은 98.8%(2015년)까지 끌어올렸다. 1997년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10.0ppm으로 5등급이었던 태화강 수질은 2016년 9월 1.2ppm으로 1등급이 됐다.

태화강의 부활은 곧 울산 환경개선으로 이어졌고 전국 자치단체가 벤치마킹을 할만큼 완전히 새로운 도시가 됐다. 그러나 국가공단이 2곳이나 자리한 탓에 대기질은 여전히 기대 이하다.

특히 동구지역은 화학물질 배출량과 발암물질 배출량이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곳으로 기록되고 있다. 울산·미포 및 온산 국가산단 등에서 배출되는 악취 및 대기오염물질이 동구지역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안전원의 ‘화학물질 배출·이동량(PRTR) 정보시스템(2014년 기준)’에 따르면 전국 화학물질 배출량(5만4261t)의 15.8%인 8556t이 울산에서 배출됐고, 그 중 동구에서 배출된 화학물질이 5401t에 이른다. 이는 울산의 63.1%이고 전국의 10%에 해당한다. 발암물질도 동구지역에서 전국(7308t)의 10.6%에 달하는 773t이 배출됐다. 울산 전체의 59.2%이다. 동구지역의 화학물질과 발암물질 배출량이 울산전체의 절반 이상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울산시는 2015년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유해대기물질측정망의 동구지역 추가설치를 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울산에는 남구 신정동과 여천동에 설치돼 있다. 마침내 환경부가 예산을 확보해 올해 중 설치할 것이라고 한다. 화학공단이 있는 남구에 비해 동구가 상대적으로 유해대기물질이 많이 배출된다는 것은 측정망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문제는 측정망의 설치 지점이다.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가장 유효한 지역에 설치되도록 해야 한다. 환경부가 측정망을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관리해 명실상부 ‘생태도시 울산’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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