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역사와 울산시민의 삶이 서울로 나들이를 한다. 우리 국민들에게 공업도시 울산이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 울산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 지를 보여주는 장이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오는 4월19일부터 두달간 열린다. 울산에서도 전시회를 갖고 한국민속학자대회도 마련한다. 울산박물관이 펼치는 ‘2017 울산민속문화의 해’라는 사업이다. 이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다. 울산의 문화를 정립하고 울산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전국의 광역시 가운데 첫 도전이다. 울산박물관이 없었다면, 또 박물관의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에서 큰 박수를 보낸다.

특별기획전의 제목은 ‘울산, 수용과 포용의 도시’이다. 울산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주제는 5가지로 나누어진다. 삼한시대부터 울산이 공업도시였음을 말해주는 쇠부리문화를 재발굴 정리하고,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울산사람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흔들어놓았던 근로자들의 이주사도 살핀다. 그밖에도 울산의 출산풍속과 소금문화 등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분야에 대해서도 재조명한다. 널리 소문은 나 있지만 여전히 중구난방인 고래문화도 새롭게 정리된다. 울산의 민속을 총망라했다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다른 도시와 차별성이 뚜렷한 문화는 모두 정리가 되는 셈이다.

이를 정리한 <울산민속문화>라는 책이 오는 6월께 나온다고 하니 책에 대한 기대도 크다. 국립민속박물관 큐레이터 3명이 지난 1년간 지역 농어촌에 상주하면서 조사를 한 결과가 담긴 책이므로 신뢰성도 크다. 그동안 지역에서 발간된 향토사 책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적 관심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때문에 객관성 확보와 자료로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아쉬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울산은 우리나라 민속학의 개척자인 석남 송석하의 고향이기도 하다. 석남의 고향에서 한국민속학자대회가 열리는 것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석남에 대한 재조명도 이뤄질 수 있다면 그 또한 성과다. 한해동안 계속되는 ‘2017 울산민속문화의 해’의 성공을 위해 울산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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