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로 울산혁신도시는 서류상 준공됐다. 그러나 울산시와 중구는 준공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LH의 일방적인 준공통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여전히 혁신도시에 있는 시설물을 인수(引受)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같은 어정쩡한 상황이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했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피해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일방통행식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긴밀한 협의를 통해 주민불편 해소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울산혁신도시를 조성한 LH는 지난해 12월26일 ‘택지개발업무 처리 지침’에 따라 준공검사를 완료한 혁신도시의 모든 공공시설물을 울산시와 중구로 넘긴다고 밝혔다. 그러나 울산시와 중구는 여러가지 시설물의 하자 보수가 완료되지 않았고 특히, 지난 가을 태풍 차바로 인한 태화시장 수해 피해의 원인이 혁신도시 저류지에 있다는 지적도 있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인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하자보수는 예산을 수반하는 민감한 문제인만큼 울산시·중구청이 시설물 인수를 거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월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약사동 제방유적 전시관’은 개관준비가 완료됐음에도 일반에 공개하지 못하고 문을 닫아 놓았다. 차일피일 개관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울산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보기드문 삼국시대~통일신라 초기의 제방 단면과 유적을 볼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이 수개월째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더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단독주택의 도시가스배관 설치문제다. 혁신도시 내 단독주택을 지은 주민들은 도시가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하배관작업을 해야 하는데 LH와 지자체가 모두 도로점용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20여건이나 가스배관 설치를 못하고 있다.

옥동~농소간 8차선 도로로 인해 혁신도시 속의 섬이 된 우정LH2단지와 호반베르디움아파트의 문제 해결에도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드나드는 인근 상가를 두고 차를 타고 북부순환도로까지 나갔다가 되돌아와야 하는 불편을 계속해서 감수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간이 갈수록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은 뻔하다. 사실상 LH로서는 그다지 답답할 게 없다.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을 뿐 아니라 주민 불편에 대한 책임감이 그들에겐 없기 때문이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 하지 않았던가. 주민들의 공감대 속에 울산시와 중구는 LH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한 분명한 약속을 전제로 시설물 인수에 나서야 한다. 당장에 발등의 불을 끄는 일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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