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교과서에 사회 기여로 외국인이 소개되기는 처음

▲ 고(故) 이태석 신부.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암으로 2010년 선종한 고(故) 이태석 신부의 삶과 업적을 다룬 내용이 2018년 2월부터 아프리카 남수단 정식 교과서에 실린다.

남수단의 뎅뎅 호치 야이(Deng Deng Hoc Yai) 교육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 교육심의 위원회가 현재 고 존리(이태석 신부)의 감동적인 삶과 업적을 다룬 내용을 집필 중”이라며 “그 내용이 담긴 교과서는 올해 제작에 들어가 내년 2월 새학기 때 맞춰 발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수단 교육 총책임자가 이 신부의 일대기가 실린 교과서 발간 시기를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호치 야이 장관에 따르면 남수단 초등학교 사회 과목 교과서에는 이 신부의 삶과 사진이 한쪽 전면에 게재되고 중학교 시민권(Citizenship) 과목 교과서에는 두쪽 전면에 걸쳐 실린다.

남수단에서 사회 기여 또는 봉사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교과서에 외국인이 소개되기는 이 신부가 처음이라고 호치 야이 장관은 설명했다.

남수단 교육부는 애초 이 신부의 교과서 등재를 2015년부터 본격 추진해 2016년 발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내 정치 혼란과 예산 부족 문제 등으로 2년 정도 늦춰졌다.

호치 야이 장관은 “우리의 이러한 교과서는 젊은 세대가 이 신부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가 무슨 일들을 했는지 이해시켜줄 것”이라며 “우리 학생들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그의 헌신과 희생정신을 배우고 익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의 교과서 등재를 측면 지원한 김기춘(66) 남수단 한인회장은 “이 신부의 고귀한 삶이 결국엔 교과서에도 실리면서 그의 업적이 남수단을 넘어 세계에도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 이태석 신부는 아프리카 선교를 지원, 2001년부터 남수단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으로 꼽히는 톤즈에서 움막 진료실을 짓고 밤낮으로 환자를 돌봤다.

이곳의 유일한 의사였던 이 신부는 현지에서 ‘쫄리’(John Lee)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불렸다.

2010년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의 봉사활동과 헌신적인 삶에 ‘수단의 슈바이처’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신부의 일대기는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로 국내에 처음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해 많은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지난 1월14일자로 이 신부가 선종한지 7주기가 됐다.

수단은 아랍계가 지배하는 북수단과 원주민이 사는 남수단이 1983년부터 내전을 벌이면서 2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남수단은 2011년 7월 수단에서 독립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