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 경주 ‘캄발라’ 허용 요구도 커져

인도에서 동물 학대를 이유로 3년 전 대법원이 중단시킨 인도식 투우(鬪牛) ‘잘리카투’가 격렬한 시위 끝에 다시 허용됐다.

24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 의회는 전날 밤 주정부가 지정한 장소에서 진행되는 잘리카투는 동물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동물학대방지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서 타밀나두 주도 첸나이 마리나 해변에서는 잘리카투 허용을 요구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일주일간 모여 농성하다 23일 경찰이 해산을 시도하자 경찰서와 경찰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행동을 벌였다.

경찰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경찰서 한 곳과 경찰 차량 50여대가 불에 탔으며 경찰관 9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첸나이를 비롯해 타밀나두 전역에서 시위 참가자 300명 이상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위대에 타밀 극단 민족주의 세력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침투해 폭력시위를 조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경찰이 먼저 몽둥이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으며 스스로 차량에 불을 지르는 ‘자작극’을 벌인 정황도 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하는 등 반발했다.

잘리카투는 운동장에 황소를 풀어놓고 수많은 장정이 맨손으로 달려들어 황소의 뿔과 등에 난 혹을 잡아 제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기로 타밀나두 주에서 해마다 1월 추수 감사 축제 ‘퐁갈’ 기간에 대규모로 열렸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에서 끊임없이 동물 학대 문제를 제기한 데다 2010∼2014년 이 시합 도중 참가자 17명이 사망하는 등 사고가 계속되면서 2014년 대법원이 동물 학대방지법 위반을 이유로 시합을 금지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잘리카투 허용 시위는 지난해 말 500루피·1천 루피 지폐를 일시에 사용 중지한 화폐 개혁이나 영화 상영 전 국가 연주 강제 등 최근 인도 정부와 법원이 지역 주민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연방정부 중심으로 일방적 정책을 강행한 데 대해 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잘리카투 허용 이후 타밀나두와 인접한 카르나타카 주에서도 동물 학대 등을 이유로 법원이 금지한 물소 경주 ‘캄발라’를 허용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카르나타카 주 시다라마이아 주 총리는 캄발라 허용을 위해 중앙정부 설득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으며 주의회 역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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