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품격을 말하는 기준은 여러가지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폭이 넓다. 그 때문인지 거의 대부분의 자치단체장은 후보시절부터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전략을 내놓는다. 그리곤 매년 품격 향상을 위해 적잖은 예산을 편성한다. 그 분야는 도시마다, 해마다 다소 다르게 나타나지만 잘 살펴보면 경제적 안정을 시작으로 도로, 교통, 건축, 야경, 간판, 문화공간, 공원, 안전, 교육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 시민운동과 의전 간소화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품격(品格)은 사전적 의미로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가치나 위엄’을 뜻한다. 뜻에서 보여지듯 객관성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품격이 있다’고 느끼는 수준이 제각각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도시 품격에 대한 투자가 호평을 얻기는 쉽지 않다. 특히 건축과 야경, 간판, 문화공간, 공원 등의 조성에 있어서는 단체장의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탓에 지속가능성도 떨어진다. 단체장이 바뀌면 품격의 기준이 일시에 바뀌고 정책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방안 가운데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깨끗한 환경’이다. 청결은 도시의 품격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아무리 경제가 활발하고 도로가 잘 뚫려 있다고 해도, 건축물과 간판이 아름답고 문화공간이 많이 조성됐다고 해도, 도로 곳곳에 쓰레기가 나뒹굴고 길섶에 잡초가 무성하게 나 있다면 품격 있는 도시가 될 수 없다. 포장을 산뜻하게 해놓은 골목 한 귀퉁이에 음식냄새가 풀풀나는 쓰레기 봉지가 쌓여 있고, 많은 돈을 들여 조성해놓은 산책로에 담배꽁초와 과자봉지가 흩어져 있다면 도시의 품격이 올라갈 수가 없다.

울산시 중구가 운영하는 클린감시단이 지난 한해동안 132차례 환경정비 활동을 벌여 28.44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고 한다. 이 만큼의 쓰레기 수거에 9124명이 투입됐다. 이처럼 자치단체가 쾌적한 환경조성과 쓰레기 불법 투기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더구나 올해는 ‘울산 방문의 해’가 아닌가. 사람들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이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는 흐름을 감안하면 ‘깨끗한 골목길’이 바로 ‘울산 방문의 해’의 성공을 이끌 수도 있다. 쓰레기를 수거하고 버리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쓰레기를 버릴 수 없는 깨끗한 환경 만들기에 울산시 전역의 주민자치센터가 나섰으면 한다. 품격있는 도시는 물론이고 관광도시도 깨끗한 환경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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