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기초단체가 공공임대주택 건립에 나서고 있다. 중구는 ‘실버주택’, 남구는 ‘해피투게더타운’ 건립을 가시화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단체장의 선거공약이다. 때마침 정부의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준공 목표도 내년 10월로, 비슷한 시기에 입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두 사업 모두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된다. 다른 시도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주목을 끄는 만큼 주택 건설과 임대는 물론이고 운영에서도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중구는 6일 공공실버주택 건립과 관련한 보고회를 가졌다. 중구의 실버주택은 국비 151억원이 지원돼 25㎡ 160가구가 지어진다. 입주후 5년간은 매년 2억5000만원의 운영비도 지원된다. 주택만 만들어서 주거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인복지관, 입주자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공동작업장, 평생교육 등 다양한 복지시설·프로그램을 통해 입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도 고려된다. 사실상 실버주택의 성공여부는 건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운영에 좌우된다고 봐야 한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경제활동이 어려운 노년기의 삶의 질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주거문제는 대표적인 노인복지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실버주택사업이 주목을 끄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날 실버주택 건립 보고회에서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노인들의 78.2%가 입주의사를 나타냈다. 도심에 자리한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노인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말이다.

남구의 해피투게더타운은 노인 세대 뿐 아니라 신혼부부, 대학생, 근로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주택이 100가구 가량 들어서고 주민센터와 지역자활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공공시설이 자리잡는다. 사업비 202억원 가운데 정부지원이 36억원이고 남구가 47억원을 투입한다. 나머지 118억원은 LH가 투자한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LH의 투자비율이 높은 만큼 공공성을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들 공공임대주택은 기존의 LH나 도시공사가 건립한 임대아파트처럼 단순한 주거임대사업이 돼서는 안 된다. 증가하는 노인세대의 품격있는 노후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취약계층이 변두리로 밀려나지 않고 도심에서 안정된 주거환경을 확보해서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종합적 복지제도가 돼야 한다. 건물을 완공하는 것보다 운영이 더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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