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변화가 생겨 ‘부정적인 감정’이 나타나는 병이다.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가 인류에게 가장 큰 부담을 초래하는 10대 질환 중 3위로 보고했을 정도다. 2030년이 되면 1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 심각성에 대해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우울증은 지난 1년 동안 11%나 증가했다. 특히 고령화와 더불어 70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최근호에 게재된 ‘생애주기별 정신건강 수준과 정신건강 지원현황’ 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2011년 건강보험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 등을 느낀 분율로 측정한 ‘우울 증상 경험률’은 70대가 16.7%로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자살 생각률’ 역시 70대 이상이 8.5%로 가장 심각했다. 실제로 70대 이후 남자 노인의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00명을 훨씬 웃돌고 있다.
울산의 경우도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울산의 자살자 수는 293명(인구 10만명당 25.4명)이며, 그 원인으로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가 약 7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이 개인의 일시적 정신장애에 그치지 않고 더 큰 비극을 향한 단초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8월말 기준 울산시 광역·기초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접수된 자살상담건수는 3991건에 이르고 자살위기 상황으로 인한 응급진료 환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즉 정신질환과 관련된 24시간 응급진료시스템의 요구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세대별,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이 가능한 정신건강증진체계 확대 필요성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