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은 울산시 남구 장생포 해양공원부지를 앞으로 1년간 더 공장부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울산항만공사와 울산지방해양수산청, 남구청, 현대미포조선은 22일 협의회를 갖고 내년 6월까지 임대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현대미포조선은 해양공원부지로 지정돼 있는 이 부지를 10년간 임대해 사용한데 이어 2년을 더 연장 사용했고 또다시 1년을 더 사용하게 된다.

별다른 용처를 찾지 못한 공공부지를 지역기업이 임대해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항만공사와 남구청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년전 부지 임대 연장 문제를 두고 크게 갈등을 야기했던 것을 마치 새까맣게 잊어버린 양 별다른 부지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2년을 보내버린 것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하는 말이다.

2년전인 2015년 6월로 되돌아가 보자. 현대미포조선이 부지사용 계약기간이었던 10년이 만료되었음에도 공장이전을 하지 않고 부지사용연장을 요청하자 남구청이 발끈했다. 부지 사용에 대한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임에도 마치 미포조선이 얼토당토 않는 요구를 하는양 몰아부치기도 했다. 장생포주민들까지 나서는 등 논란이 확대되다가 겨우 협의를 통해 2년 연장을 결정했다. 미포조선은 연장계약을 하면서 계약만료일인 2017년 6월 곧바로 철거하겠다는 각서까지 제출했다.

그 2년의 계약기간은 오는 6월 끝난다. 남구청은 2년전 연장계약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부지활용방안을 위해 ‘장생포 미포조선 부지 재활용 방안 기본구상’ ‘고래등대 건립 타당성 조사’ 등 용역을 잇달아 진행했으나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부지운영권을 갖고 있는 항만공사는 22일 “무엇을 할 지 뚜렷하게 결정된 것이 없어 1년정도 연장을 해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당연한 배려이기도 하다. 비워두는 것보다는 백번 낫다.

하지만 1년 뒤 2018년 6월에도 이같은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다. 우선 청장의 공약사업인 고래등대(호텔) 건립안에 매몰돼 대안마련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 볼 일이다. 고래등대는 건립비용도 문제이거니와 운영도 쉽지 않다. 장생포 해양공원부지가 환경적으로 대형 호텔 건립에 적합한 곳인지에 대해서도, 대규모 호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여론이 호의적(好意的)이진 않다. 2년동안 검토를 거듭해도 타당성과 가능성을 찾지 못했다면 하루빨리 원점으로 돌아가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더이상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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