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억원이나 들여 지은 야구장에서 고작 5경기라니….”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구단의 ‘울산 홀대’가 도를 넘어서면서 시민들의 속이 부글 부글 끓고 있다. 2014년 문수야구장 개장과 동시에 제2구장으로 사용해 온 롯데 구단측이 올해 경기수를 대폭 축소, 5경기만 치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경기수를 6~7경기로 늘려달라며 구단측과 협의하고 있지만 울산 홈팬을 대하는 롯데 구단의 무성의를 확인하는 순간으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매 경기 구름관중으로 화답했던 팬심이 분노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이다. “롯데가 울산을 제 2연고지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삼성이나 NC측과 접촉해보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여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롯데는 오는 7월에 3연전, 9월에 2연전을 문수야구장에서 치르는 것을 시에 제안했다. 7월 3연전은 SK전으로 7·8·9일, 9월 2연전은 삼성전으로 7·8일 열린다. 반면 시는 롯데구단 측에 한 여름 경기보다는 올스타전 전후인 6~7월에 6~7경기를 문수야구장에서 열어 달라고 다시 제안한 상태다. 롯데측이 제안한 경기일정이 비중없는 경기 또는 버리는 경기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2014년 정규리그 8경기를 치른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시범 2경기, 정규리그 10경기 등 12경기, 2016년에는 시범 6경기, 정규리그 7경기 등 13경기를 문수구장에서 치렀다.

울산체육공원 안에 건립한 문수야구장은 첨단 안전시설로 울산시가 총 450억원을 들여 관람석 1만2088석(내야 스탠드 8088석, 외야 잔디 4000석), 부지면적 6만2987㎡, 건축 전체면적 1만5600㎡,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했다. 인조잔디구장, 전광판, 6기의 조명타워, 경기운영시설, 실내연습장 등 필요한 모든 시설을 완비했다. 뜨거운 열기와는 달리 변변한 야구장 하나 없이 다른 지역의 경기장을 전전해야 했던 지역 야구계의 염원을 담아 마련한 것이다.

그런 야구장을 울산 시민들은 롯데자이언츠의 제2구장으로 내줬다. 울산시에서는 홍보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프로야구를 직접 보고 싶어하는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지난 달 25일 제8회 울산야구대회 개막식이 열린 문수야구장에는 “시장님! 새로운 공공시설에는 설계부터 야구장을 원합니다” “의원님요, 이제는 울산도 광역시 다운 야구장을 원합니다” “겨울철 동계훈련에 전국에서 야구인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롯데자이언츠에 지역 유일의 야구장을 내준 울산야구인들의 외침으로, 문수야구장의 롯데자이언츠 제2구장 사용문제까지 되돌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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