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옥동 법조타운은 십수년 전부터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다. 법조타운 내 불법 만연이라는 불명예가 십수년간 계속돼온 셈이다. 울산지방법원과 검찰청이 워낙 비좁은데다 그 주변의 도로사정도 복잡해서 으레 그러려니 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 2014년 말 법원과 검찰청이 새로운 건물을 지어 옮겼고 지난 1월에는 옛 법원 부지에 330면에 이르는 대규모 공영주차장도 조성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골목길 불법주차가 만연하고 있다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본보 사진기자가 찍어온 사진을 보면 운전자들의 양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유동인구가 많은 낮시간대에도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는 대신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골목길에는 차들이 양방향으로 빼곡히 주차돼 있다. 주차비 몇푼 아끼겠다는 얄팍한 생각을 가진 운전자들이 법조타운 앞을 무법지대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익히 알다시피 주차장만 만들어 놓는다고 불법주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엄중한 단속과 처벌만이 유일한 대책이다. 남구청과 경찰청이 힘을 합해 강력한 단속을 통해 법조타운 앞의 불법주차가 완전히 사라지도록 했으면 한다.

법조타운은 법규 준수에 있어 단연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곳임에 틀림없다. 법원 앞에 불법이 만연하는 도시라면 그 도시의 수준은 보나마나가 아니겠는가. 도시의 품격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주차장이 개장한 지 불과 두달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홍보와 안내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아직 주차장이 있는지를 모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 주차장 뿐 아니라 도심 내 있는 공영주차장은 주차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표지판을 곳곳에 설치해야 한다. 특정 색깔로 문화재를 알리는 도로표지판을 세우는 것과 같이 주차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 통일된 홍보가 필요하다. 불법주차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본의 도시들에서는 운전 중에 주차장 안내 표지판을 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주차장을 많이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많은 예산을 들여 마련한 주차장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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