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내 국가산업단지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공장 조성과정에서 기부채납된 도로 등의 국유지가 제 기능을 못한 채 기업의 사유지처럼 사용되고 있지만 관리기관이 명확치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가산단내 안전점검 권한이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환경부 등으로 나뉘어져 안전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국유지 관리도 비슷한 양상이다. 국가산단의 경우 정부가 인허가권을 행사하고 공장 조성과정에서 도로 등을 기부채납 받아 지자체에 관리권을 위임한다. 즉, 도로 개통후 기부채납은 울산시종합건설본부에서, 도로부지만 기부채납된 것은 관할 구청에서 담당하다보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어설픈 국유지 관리가 혹시라도 산단내 안전사고의 빌미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울산시 남구청에 따르면 매암동에 위치한 효성 울산공장과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전신인 동양나이론이 지난 1968년과 1990년 공장부지 조성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장과 장생포 앞바다 사이에 조성, 정부에 기부채납한 도로를 무단 점용해 경비실과 원자재 야적장, 가설건축물 창고, 직원 주차장 등으로 사용하다 최근 적발됐다. 남구청은 무단점용 면적을 정확히 파악한 뒤 원상회복 명령과 최대 5년치 변상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국가산단내 국유지 무단점용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기부채납된 국유지 대부분이 도로로, 상당수가 인근 기업의 원자재 야적장이나 주차장 등으로 불법점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실태파악조차 못하다가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뒤늦게 적발, 관할 지자체가 원상회복 명령과 함께 변상금 부과에 나서는 실정이다. 실제로 동구청의 경우도 지난해 1월 현대미포조선이 사내에 위치한 국유지 5필지 2만150㎡를 무단점용한 사실을 적발, 10억8000만원의 변상금을 부과했다. 현대미포조선이 1993년 조선소 건설사업 준공인가 조건으로 국가에 기부채납한 것을 감안하면 아주 오랜 기간 무단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시점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

국가산단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서라도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실태조사를 통해 기능을 상실한 도로 등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업에 매각하고 관리권을 일원화 하는 등 전면 재정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재산권까지 관할 지자체에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면 한다. 효율적인 유지·보수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긴밀하게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관할 지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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