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빚던 WP·NYT 기자에 직접전화…트위터 이은 파격 정책발표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주요 정책 방향이나 결정을 알려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매개체를 시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 표결 철회 소식을 처음으로 알렸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3시 31분.

AP통신에 따르면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기자 로버트 코스타는 발신자 표시 없이 자기 휴대전화가 울리는 걸 봤다.

기사에 항의하는 독자가 전화한 것으로 짐작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밥.”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의 주인은 놀랍게도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평소보다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방금 철회했어요”라며 트럼프케어에 대한 하원 표결을 철회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코스타는 전화통화와 동시에 통화 내용을 받아치고 이를 트위터에 연달아 올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생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금 내게 전화했다, 아직 통화 중이다”, “철회했다고 그가 말했다”, “폴(공화당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코스타는 통화 내용을 토대로 오후 4시 57분에 “’여보세요, 밥‘: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해 건강보험 법안이 죽었다고 말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다.

전화를 받은 것은 코스타뿐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 매기 해버먼 기자에게도 전화했다.

해버먼도 이날 오후 3시 52분께 트위터에 “이것은 민주당의 잘못이고, 오바마케어가 폭발하면 그들이 합의할 준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트럼프가 말했다”고 올리며 통화 내용을 전했다.

두 기자와 통화하고서 약 한 시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의 카메라 앞에서 트럼프케어 표결 철회를 정식 발표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의견을 밝히거나 중대 발표를 하는 수단으로 트위터를 주로 이용했으며, 미국 주류 언론에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망해가는 ‘가짜 뉴스’라고 비난해온 WP와 NYT 소속 기자에게 전화를 건 사실은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케어에 대한 공화당 반대파 설득에 실패하면서 법안 처리에 필요한 과반 216석을 확보하지 못하자 하원 표결 직전 이를 전격 철회했다. 이에 이번 트럼프케어 법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