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예부터 빼어난 관광자원이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와 산수유가 꽃나들이의 시작이다. 매화와 산수유는 집단적으로 피는 곳이 많지 않아 관광상품으로서 효과도 크다. 섬진강과 지리산 일대는 3월 초순에 관광수요가 급증한다. 그 뒤를 잇는 벚꽃은 전국적으로 매우 흔한 꽃이 됐음에도 진해와 화개장터, 경주 등지는 여전히 벚꽃관광지로 꼽힌다. 유채꽃은 규모에서 압도적인 부산 대저와 창녕 남지 등이 인기다.

울산에서도 본격적인 꽃축제가 시작된다. 27일 울주군 삼남면 작천정벚꽃축제가 개막한다. 이어 4월1~2일 남구 무거천에서 궁거랑 벚꽃축제가 펼쳐진다. 5월에 접어들면 태화강대공원 봄꽃 향연과 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바통을 잇는다. 그러나 울산의 꽃축제는 경쟁력이 높지 않다. 수령이 100년가량 된 벚꽃 300여그루가 1㎞가량 터널을 이루는 작천정 벚꽃터널은 명성이 오히려 퇴보했다. 영남일대 대표적 벚꽃관광지로 꼽힌 적도 있었으나 복잡하고 시끄러운 난전이 난무하면서 꽃을 즐길 수 없을 지경이 되자 경쟁력을 잃었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꽃길과 난전을 분리했고 올해부터 제1회 벚꽃축제를 새롭게 시작한다. 그럼에도 울산관광홈페이지는 물론 울주관광홈페이지에서는 작천정벚꽃 홍보를 찾아볼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무거천벚꽃은 규모면에서 외지에 알려질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접어두자.

그나마 외지인들을 불러들이는 꽃축제로는 장미축제를 꼽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5만5000여 포기의 장미를 선보이는 장미축제는 지난해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30만명 가량 찾았고, 그중 외지인이 61%나 된다고 한다. 그런데 들어가는 예산에 비해 소득이 크진 않다. 관광수익 창출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평가다. 꽃양귀비, 수레국화, 작약 등 10여 종의 봄꽃이 16만㎡의 강변을 뒤덮는 태화강대공원 봄꽃향연도 매년 꽃밭을 새로 조성하는데 따른 예산낭비가 심하다. 시쳇말로 가성비가 낮다.

꽃축제의 콘텐츠 재점검이 필요하다. 관광상품화를 위한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한다. 시끌벅적한 노래만 들려주는 흔해 빠진 축제로는 관광객을 불러모으기에 역부족이다. 독창적인 문화행사가 병행돼야 한다. 작천정벚꽃도 단일 꽃축제로는 경쟁력이 없다면 영남알프스 산악관광과 연계하거나 읍성이나 암각화축제 등 문화행사와 연계해 독창적 관광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자연을 즐기러 나들이를 하고 싶은 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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