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 외국어 홈페이지 일파만파

비현실적 번역·감수비용에도
울산시 파악조차 못해 망신살
10여명 대상으로 조사 들어가
결과 나오는대로 책임 물을듯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이 시정목표인 울산시의 외국어 홈페이지 운영 부실과 관련, ‘여수 돌산대교’ 사진을 잘못 게재한 것을 비롯해 비문(非文), 오탈자, 오역(誤譯) 등 오류투성이가 된 분명한 경위가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 감사관실은 지난 24일부터 전면감사에 착수했다. 감사기간은 약 1주일간이며 감사 대상직원은 10여명 안팎이다. 홈페이지 사업(6억원) 발주에서부터 업체선정, 계약조건, 제작과정, 외국어 감수, 예산지출 내역 등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시는 감사결과가 나오는 데로 홈페이지 업체와 관련 직원에 책임을 물릴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가 홈페이지 제작업체 중심으로 진행된 번역과 감수, 행정기관의 검수과정을 되짚어보니 모든 과정이 엉망이었다. 2년여전인 2014년 말 울산시 홈페이지 정보가 오류투성이라는 지적(본보 2014년 11월5일자 1면)이 나오자 울산시는 2015년 6억원을 들여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제작은 서울에 있는 Y업체에 맡겼고, 같은 해 5월부터 6개월간 작업이 이뤄졌다. 한국어, 영어, 일어, 중어 등 언어별로 홈페이지는 제작됐다. 그런데 대대적으로 개편한 수준치고는 외국어의 번역과 감수 비용이 너무나 적었다.

3개 외국어 합쳐 300만원으로 각각 A4용지 10장 정도만 가능한 수준이다. 최신 업데이트된 정보 중심으로 번역·감수하고, 나머지는 기존 홈페이지에 쓰던 번역본을 쓰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기존에 쓰던 번역본이 오류투성이라는 점은 시가 인식하지 못했다. 거기에다 업체가 가짜 ‘감수확인서’로 울산시를 기망하는 일도 일어났다. 업체는 외국어통번역센터가 발급한 것처럼 위조한 감수확인서 3장을 만들어 울산시에 제출했다. 업체는 과업달성을 위해 통번역센터와 교수들의 직인까지 위조했다. 그동안 울산시는 외국어 홈페이지의 오류를 하나도 찾아내지 못했고, 무상 하자보수기간은 지난해 12월 끝났다. 광역단체의 행정을 철저히 기망한 업체와 또 이같은 사실을 전혀 파악못한 울산시의 허술한 행정이 망신스러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울산대 외국어통번역센터 관계자는 “당시 극히 일부지만 교열을 볼때 번역이 너무나 엉망으로 돼 있어 아예 번역을 새로 하는게 나을 정도 였다”고 했다. 또 “공들여 교열했지만, 홈페이지에는 교열 전의 내용이 지금까지 그대로 쓰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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