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공공청사부지 용도로 국방부로부터 매입한 남구 옥동 예비군훈련장 부지가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채 8년째 방치되고 있다. 당초 사회복지시설, 청소년 관련시설, 공무원 연수 및 복지시설 등의 용도로 매입했지만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좀처럼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일부 부지에 공원조성을 검토했으나 이마저도 예산마련이 어려워 무산됐다. 그러나 사이 150억원대의 땅은 거대한 무단 경작지로 변해버렸다. 도심 흉물로 인근 솔마루길을 찾는 시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은 최소한의 관리조차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울산시는 지난 2009년 국방부로부터 남구 옥동 산 296 일대 자연녹지를 144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총 8필지 11만3939㎡ 로 결코 그 규모가 작다고 할 수 없다. 시는 부지 매입 후 남구청 명의의 무단 경작 및 점유·사용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내건 뒤 지난해까지 매년 각 부서별 수요조사를 벌였지만 적합한 용도를 찾지 못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경고 현수막도 사라지고 없는 상태에서 누더기를 기운듯 다닥다닥 붙은 텃밭이 산자락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는 울타리까지 설치, 불법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물론 민간에 의한 난개발을 방지하고 미래 행정수요에 대비, 도심속 노른자위 땅을 미리 확보한 것은 잘했다고 할 수 있다. 적극적 행정의 결과로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15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매입한 부지를 8년간이나 뚜렷한 사용 계획없이 방치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부지 매입 당시 울산시는 5년 이상의 장기방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혹시라도 일할 의지가 없거나 기획능력 부족의 결과는 아닌지 의문이다.

지금이라도 활용방안을 찾는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활용방안 마련이 어렵다면 공모를 통해서라도 주민들을 위한 시설 건립 등 활용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 활용방안을 찾기전까지는 적어도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관리는 있어야 할 것이다. 그 것조차도 어렵다면 주민들에게 개방, 묘목장이나 주말농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농업기술센터와 협의해 초화류 재배나 묘목장으로 활용하고, 일부는 주민들을 위한 주말농장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부지 일대가 야간시간 주차난을 빚는다는 점을 고려해 임시 주차장으로 조성, 사용하자는 의견까지 제시하고 있다. 다각적 검토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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