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일자리 4만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28일 울산시에서 열린 ‘2017 일자리 창출 보고회’에는 김기현 시장은 물론이고 울산시의 실·국장, 구·군부단체장, 울산고용노동지청장, 울산지방중소기업청장까지 참석했다. 일자리와 관련된 기관들이 죄다 모여 ‘일자리와의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는 울산의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울산의 실업률은 2014년 2.7%에서 올해 2월 4.3%로 상승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청년실업률이다. 2014년 8%였으나 올해 2월 들어 11.7%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의 공약에서도 드러나고 있듯이 우리 국민들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내놓는 일자리 창출 청사진에 대해 신뢰가 높지 않다. 대개 일시적이거나 공공근로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평생직장 개념의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공공기관이 만든 일자리라는 것이 세금으로 특정인을 일시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에 다름 아닌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되레 상대적 피해를 입게 되는 일반시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울산시가 내놓은 대책은 창업 활성화와 민간분야 신규 일자리 창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시가 제시한 6개 목표를 보면 △창업·투자 생태계 조성을 통한 성공창업 활성화 △정책수단을 활용한 민간분야 신규 일자리 창출 유도 △협업을 통한 창의적 일자리 아이디어 발굴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연장 및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 신청 △수요자 중심의 일자리 지원대책 △맞춤형 인력 양성과 대상별·연령별 특성화된 직업훈련 강화 및 취업 연계 훈련 △직업교육·훈련기관 역량 강화 및 프로그램 참여 확대 등이다. 이날 각 기관들이 구체적 숫자로 적시한 실적 달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일자리 창출을 시정의 최우선에 두고 차근차근 6개 목표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마침 이날 UNIST는 울산을 비롯한 국내 20개 기업과 패밀리 관계를 맺었다. 연구개발 분야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UNIST 교수들과 가족이 되어 새로운 기술개발과 산업화에 나서는 이같은 방안이야말로 일자리 창출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 협력업체로서 고도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체상품생산에는 취약했던 울산지역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다면 절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 아니겠는가. 울산시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당장에 숫자 채우기식이 아닌 향토기업 활성화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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